제국의 역습, LG 가을 야구 필수조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5.20 05: 50

류제국, 2013시즌과 2014시즌 LG 포스트시즌 진출 결정적 역할
올해 초반 부진 딛고 최근 2경기 맹활약...제국의 역습이 곧 LG 가을 야구?
류제국(33, LG 트윈스)에게 5월 19일이 특별한 날이 되고 있다. 류제국은 2013년 5월 19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01년 미국 진출 이후 12년 만에 고국 마운드에 올랐고, 만원관중 앞에서 KBO리그 첫 승을 따냈다. 당시 LG는 류제국의 합류와 함께 상승세를 탔다. 류제국 데뷔전 승리를 통해 4연패서 탈출했고, 이후 약 40일 동안 10번 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10년 암흑기에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2016년 5월 19일도 류제국과 LG 모두에 의미 있는 날이 될 수 있다. 류제국은 이날 수원 kt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활약, 통산 최다이닝을 소화하며 최고투구를 했다. 경기 내내 원하는 로케이션에 공을 넣으며 탈삼진 7개를 기록했고, 안타는 단 두 개만 맞았다. 0-0에서 투구를 마쳐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으나, LG는 10회 연장 끝에 kt를 4-0으로 꺾고 586일 만에 5연승을 달렸다. LG의 최근 5연승은 2014년 10월 5일부터 11일이었다. 당시 LG는 정규시즌 막바지까지 SK와 4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다가, 정규시즌 마지막 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LG가 상승세를 탈 때마다 류제국의 호투와 함께 했다는 것이다. 이전 5연승의 시작점이었던 2014년 10월 5일에도 류제국은 넥센을 상대로 7이닝 3실점으로 활약하며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2013시즌 LG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데에도 류제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당해 LG는 류제국이 등판한 20경기 중 17경기서 승리했다. 류제국 또한 개인 성적 12승 2패 평균자책점 3.87 승률 85.7%로 KBO리그 첫 해를 완벽하게 보냈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7⅓이닝 2실점으로 선발승에 성공, LG의 극적인 2위 탈환을 이끈 바 있다.
하지만 작년은 류제국과 LG 선수단 모두에게 악몽이었다. 2015시즌 류제국은 리그에서 가장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투수였다. 24번 선발 등판해 11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4승에 그쳤다. LG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5월부터 9위에만 자리하다가 시즌을 마무리했다. 승리의 아이콘이었던 류제국이 승리를 쌓지 못하자 LG도 무너졌다. 
2015시즌 후 류제국은 절치부심, 서둘러 2016시즌을 준비했다. 작년 12월 중순부터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 개인훈련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시절 알게 된 메이저리거 전문 트레이닝 시설에서 남들보다 3주 빠르게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구단 스프링캠프에선 퀵모션과 1루 견제, 그리고 커브 컨트롤 향상에 중점을 뒀다. 2016시즌 첫 한 달은 고전했지만, 최근 들어 페이스가 급격히 올라왔다. 지난 13일 잠실 SK전을 기점으로 구속과 제구가 모두 향상되며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올리고 있다. 더불어 14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류제국은 LG 선수단 사이에서 누구보다 신임이 두텁다. 항상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다가가며, 필요할 때는 확실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한다. 지난 1월 6일 구단 직원 전체가 참여한 제3대 민선주장 투표에선 유효표 154표 중 89표로 과반수 이상을 독점, 새로운 캡틴이 됐다. 지난 3년 동안 류제국이 팀 전체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줬는지 증명된 순간이었다. 주장 완장을 찬 류제국이 지난 2경기의 모습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LG도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 설 것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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