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는 이현승, ERA 3.26에도 BS ‘0’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24 06: 03

 마무리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현승(33, 두산 베어스)가 멈춤 없는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현승은 지난 23일까지 1승 무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하고 있다. 이 부문 공동 1위인 김세현(넥센), 박희수(SK, 이상 11세이브)에 이은 공동 3위다. 임창민(NC)이 이현승과 같은 10세이브고, 나머지 선수들은 그 뒤에 있다.
이현승의 투구는 이번 시즌에도 거침이 없다. 19경기에서 19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내준 볼넷은 2개가 전부인데, 2개 모두 지난달 8일 잠실 넥센전에서 나왔다. 다시 말해 19경기 중 볼넷을 내준 것은 단 한 경기가 전부라는 뜻이다. 올해도 두려움 없는 투구를 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의 기록에서 다소 흥미로운 부분을 찾자면 평균자책점과 블론세이브 숫자다. 평균자책점이 마무리로는 낮다고 할 수 없는 3.26으로, 대략 3이닝 당 1점을 허용하고 있으면서도 이번 시즌 10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살렸다. 블론세이브는 수는 0이다. 상대에게 약간의 득점은 허락하되 어떤 일이 있어도 동점을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각각 1이닝 1실점했던 지난 두 번의 등판 결과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17일 잠실 KIA전에서 이현승은 4-2로 앞서던 9회초 1사 2루에 황대인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지만, 양의지의 도움으로 대주자 노수광을 잡아내고 4-3에서 경기를 끝냈다. 21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9회말 6-3에서 황재균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으나 홈런이 나올 경우 역전당할 수도 있던 2사 1, 2루에 정훈을 3루 땅볼로 잡고 세이브를 추가했다.
워낙 담력이 좋아 1점차 승부, 혹은 역전 주자까지 나가 있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흔들리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마치 선발로 올라온 투수가 첫 이닝에 임하듯 큰 고민 없이 과감하게 던진다. 그러면서 한 베이스도 함부로 내주면 안 되는 마무리투수에게는 절대 없어야 할 폭투, 보크, 블론세이브가 하나도 없다. 평균자책점이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어이없게 무너질 만한 요소가 없는 굳건한 마무리투수다.
마무리에게 블론세이브란 때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18⅔이닝 동안 자책점을 단 1점(실점은 3점)만 내준 박희수도 11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블론세이브가 하나 나왔다. 그만큼 자신이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팀의 리드를 지켜낸다는 것은 힘들다. 위기를 벗어나는 이현승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두산은 돌고 돌아 어렵게 뒷문지기를 찾았지만, 이번에는 개막전부터 확실한 마무리투수를 갖고 시작했다. 그 결과 29승 1무 12패로 2위 NC에 무려 6경기차로 앞선 1위다. 1년 전 20세이브를 거둔 선수 없이 정규시즌 3위에 올랐던 두산은 30세이브를 넘어설 수 있는 클로저를 얻었다. 올해는 정규시즌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이유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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