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K본능, 멀티 탈삼진 MLB 2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25 06: 03

‘끝판대장’의 위력이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하고 있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시즌 초반 MLB 최고 불펜투수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 또한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승환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지구 라이벌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이닝을 탈삼진 1개를 포함해 퍼펙트로 막아냈다. 팀 승리에 일조한 오승환은 이로써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22번째 경기에 나선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14, 피안타율은 1할2푼5리로 더 떨어졌다. 올 시즌 20이닝 이상을 던진 불펜 투수 중 평균자책점은 4위,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는 켈빈 에레라(캔자스시티·1.24)와 소수점 승부를 벌이는 리그 2위 기록이다. 팬그래프닷컴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또한 4위다. 특급 불펜이라는 말은 결코 애국심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오승환의 괴력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지표는 바로 탈삼진이다. 긴박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경우가 적지 않은 불펜 투수들은 탈삼진 능력이 자신의 실적과 밀접한 연관을 갖기 마련이다. 오승환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2.17개로 리그 5위다. 또한 경기에서 2개 이상의 탈삼진을 의미하는 ‘멀티 탈삼진’ 능력 또한 리그 최정상급이다.
보통 불펜 투수들은 1이닝 남짓을 던진다. 한 경기에서 탈삼진 2개 이상을 기록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오승환은 올 시즌 22번의 등판 중 절반이 넘는 12번이나 ‘멀티 탈삼진’을 기록했다. 상대 타자를 구위로 압도하는 오승환의 진면모를 알 수 있다.
올 시즌 이 부문 1위는 뉴욕 양키스의 특급 불펜인 델린 베탄시스로 24일까지 13번의 경기에서 멀티 탈삼진을 기록했다. 베탄시스는 지난해 84이닝에서 무려 131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리그 최정상급 불펜 요원이자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투수다. 오승환이 한 경기 모자란 2위를 달리고 있다. 보스턴의 특급 마무리 크레익 킴브렐(12경기)이 오승환과 공동 2위다.
10경기 이상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베탄시스, 오승환, 킴브렐과 더불어 앤드류 밀러(뉴욕 양키스·10경기), 트레버 메이(미네소타·10경기)까지 5명에 불과하다. 이 5명 중, 오승환은 멀티 탈삼진 경기에서 단 하나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다. 오승환의 탈삼진이 불을 뿜는 경기는 아주 편안하게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탄시스는 올 시즌 4월 8일부터 4월 24일까지 8경기 연속 멀티 탈삼진을 기록하는 괴력을 뽐냈다. 5월 15일부터 5월 23일까지는 또 5경기 연속 이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5경기 연속 멀티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베탄시스를 포함해 5명에 불과한데 5월 13일부터 5월 21일까지 5경기 연속 2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오승환도 그 중 하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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