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②] 양동근의 당부, “나 같은 선수 되지 말길”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5.27 06: 19

한국농구에 제2의 양동근(35, 모비스)이 필요하다. 
2014년 스페인 농구월드컵 전패 탈락,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창사 아시아선수권 6위 참사. 한국농구 역사의 현장마다 그는 우리를 대표해 뛰었다. 이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보기 어려울지 모른다. 한국농구는 세계와 얼마나 격차가 있는 것일까. 양동근 이후의 대안은 누구일까. 
OSEN: 국가대표 이야기 좀 해보자.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을 다녀오고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한국에서 농구 제일 잘하는 선수가 이 정도면 다른 선수는 어쩌나? 외국선수들과 실제로 부딪쳐보니 어땠나?

누가 나보고 우리나라 최고 선수라고 하나. 김선형 아닌가? 
OSEN: 본인은 아니라고 할지 몰라도 객관적으로 보면 최고선수가 맞다. 
확실히 외국선수들이 잘한다. 우리나라에서 센터를 볼만한 선수들이 기본기부터 우리나라 가드보다 좋았다. 좋은 슈팅력을 가졌다. 거기서 이미 게임이 끝났다. 그런 부분에서 핑계대자면 한도 끝도 없다. 우리가 나은 점이 하나도 없었다. 본 그대로다.  
OSEN: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이 6등에 그쳤다. 5위만 해도 올해 마닐라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갔을 텐데 아쉬움은?
실력이 그 정도였다. 이란전 뿐 아니라 모든 경기가 다 아쉽다. 그런 부분을 잘 생각해서 다음 세대 국가대표는 좋은 성적이 나길 바란다. 
OSEN: 나도 현장에서 취재했지만 특히 중국전 패배가 아쉬웠다. 22점 이기던 경기를 내줬다. 백업이 없다보니 막판에 힘들어 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게 가장 아쉬운 게임이었다. 그 게임을 이겼다면 본선에 올라가서 어떻게 바뀔지 몰랐다. 그 전에 이란을 만날 수도 있었다. 중국의 열기가 장난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못해서 졌다. 내 백업이 없었다는 것은 다 핑계다. 하려면 할 수 있었다. 당연히 힘들었지만 나 대신 어떤 선수가 들어와도 충분히 똑같은 상황이 올 수 있었다. 내 백업이 없어서 졌다는 것은 다 핑계다. 내가 그 자리에 백업으로 들어갔어도 똑같은 상황이 올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잘못해서 진 것이다. 
OSEN: 한국농구 특히 대표팀이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언을 바란다. 
국가대표 경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 전에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했다. 농구월드컵에서도 많이 깨졌지만 도움이 됐다. 뉴질랜드 첫 경기도 크게 졌지만 어떻게든 분위기를 많이 맞췄다. 부딪치고 경험해야 선수들이 느끼는 것이 있다. 
OSEN: 올해 사실상 국가대표 A매치가 없는 상태다. 2017 피바아시아컵(전 아시아선수권)이 열리지만 2019 중국 농구월드컵 진출권도 없는 유명무실한 대회다. 국가대표에서는 물러났다고 보는 것이 맞나? 
2006년부터 국가대표 10년을 했다. 이제 몸이 안 되는 것 같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OSEN: 한국농구에 양동근 이후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보이지 않는다. ‘제2의 양동근’은 누가 될까?
‘제2의 양동근’은 없다. 후배들이 좋은 경험을 해서 아시안게임에서 또 우승하고 올림픽에도 나가서 농구월드컵에도 나가서 더 많은 경험을 했으면 한다. 제2의 양동근이 아니라 양동근을 넘었으면 좋겠다. 난 가드로서 드리블도 못치고 패스도 못한다. 나 같은 선수가 되지 말길 바란다. 
OSEN: 스킬트레이닝에 대한 개인적 견해도 궁금하다. 배워보고 싶은 기술이 있나? 
모든 농구기술을 다 배우고 싶다. 드리블을 배우고 싶다. 나보고 드리블 못 친다고 난리다. 모든 상황에서 한계를 느낀다. 지금 하는 것은 안 뺏기려고 하는 드리블이다. 전태풍이나 안드레 에밋, 조 잭슨이 하는 타이밍을 뺏는 그런 리듬의 드리블을 배우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스킬 트레이닝에서 잘 배워서 더 나은 농구기술을 보여주길 바란다. 
OSEN: 이제 막 농구공을 잡고 꿈을 키우는 선수들에게 양동근이 우상이다. 이들에게 당부해주고 싶은 말은?
나 같은 선수가 되지 말고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를 보고 농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외국선수들도 많지 않은가. 전태풍, 조 잭슨, 김선형, 김태술 등이 보여주는 그런 농구는 내가 못한다. 
몸 관리를 잘해서 내가 했던 농구보다 더 재밌는 농구를 하길 바란다. 난 어렸을 때부터 즐길 줄 모르는 농구를 했다. 재밌게 즐기는 농구를 하길 바란다. 난 어쩌다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즐길 때 농구가 정말 잘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3편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양동근에 대해 알아봅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