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충격 극복’ 오승환, MVP 하퍼 또 제압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27 10: 57

브라이스 하퍼 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전날 허용한 ML 첫 홈런 여파 없었다
 ‘돌부처’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강한 정신력이 MVP를 두 번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승환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벌어진 2016 메이저리그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지던 8회말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팀은 추격에 실패하며 그대로 패했지만, 그의 평균자책점은 2.10으로 내려갔다.
제이슨 워스-브라이스 하퍼-라이언 짐머맨으로 이어진 워싱턴 타선을 상대한 오승환은 거침없는 투구로 세 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했다. 17개를 던지며 탈삼진도 하나 만들어냈는데, 그 탈삼진이 하퍼와의 맞대결에서 나왔다. 하퍼를 상대로 지난 2일 홈 경기 8회 무사 2루 풀카운트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데 이어 2번째 K.
하퍼는 지난해 42홈런을 치며 내셔널리그 MVP에 등극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 투수들의 두려움 속에 5월이 지나기도 전에 48볼넷을 쌓았고, 이날 경기에서도 6회말 1-1 동점을 만드는 대형 우월 솔로홈런을 쳤기에 오승환도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볼카운트 2B-1S로 불리한 상황에 몰렸지만 다음 공 3개를 던지는 동안 결과는 3개 연속 파울이었다. 6구째에 체인지업을 선택한 오승환의 7구째는 포심 패스트볼이었고, 바깥쪽으로 흘러나간 94마일의 공은 하퍼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삼진이었다.
홈런에 대한 공포가 극도로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날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거포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홈런을 허용하며 잔상이 남은 상황에서 곧바로 이전 타석에 담장을 넘긴 하퍼와의 승부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좌타자인 하퍼를 상대로 전날 브라이언트에게 홈런을 맞은 공인 슬라이더를 최대한 아끼고 빠른 공 위주로 볼 배합을 가져간 것이 통했다. 체인지업 직후에 들어간 포심 패스트볼은 더 빠르게 느껴졌을 것이고, 하퍼는 자신의 스윙을 하지 못했다.
홈런을 맞은 뒤 리그에서 가장 홈런을 잘 치는 타자를 상대로도 위축되지 않은 투구를 한 결과는 삼진이었다. 오승환의 돌부처 같은 단단한 정신력은 빅리그 최고 타자인 하퍼와의 승부에서 다시 한 번 증명됐다. /nick@osen.co.kr
[사진] 브라이스 하퍼가 6회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모습(아래)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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