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1~2위’ 두산 판타스틱 4, 역대급 집안싸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28 06: 58

니퍼트 다승 1위, 보우덴-장원준-유희관 공동 2위
2000년 현대 정민태-임선동-김수경 트리오에 도전
 6월이 되기도 전에 유희관(30)이 두산 베어스의 4번째 6승 투수가 됐다. 리그 다승왕 경쟁은 집안싸움 분위기가 되고 있다.

일찌감치 승수를 쌓았던 더스틴 니퍼트가 7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마이클 보우덴이 6승에 빠르게 도달했고, 장원준도 25일 잠실 kt전을 통해 6승째를 수확했다. 그리고 유희관까지 27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6번째 승리를 거뒀다. 앞서 6승을 달성한 세 투수와 달리 유희관은 아직 패배가 없어 승률왕 레이스에서도 유리하다.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과 함께 6승으로 다승 공동 2위인 타 팀 투수는 윤성환(삼성), 에릭 해커(NC), 신재영(넥센)이 있다.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5승 이하다. 두산은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는 5선발 허준혁까지 포함해 5명의 선발투수가 벌써 28승을 팀에 선물했다.
최종 다승 순위 4위(공동 순위 포함) 내에 한 팀 선수 4명이 들어있는 경우는 KBO리그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4위 안에 같은 팀 투수 3명이 들어간 것이 최다다. 이런 경우는 총 5차례 있었는데, 가장 압도적인 것은 18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2000년 현대의 정민태, 임선동, 김수경 트리오였다.
이외에는 1985년 삼성의 김시진, 김일융(이상 25승, 공동 1위), 황규봉(14승, 4위), 1990년 해태의 선동렬(22승, 1위), 이강철(16승, 3위), 조계현(14승, 4위), 2009년 롯데의 조정훈(14승, 공동 1위), 송승준, 장원준(이상 13승, 공동 4위), 2013년 삼성의 배영수(14승, 공동 1위), 윤성환, 장원삼(이상 13승, 공동 3위)이 있었다.
기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같은 팀 소속 투수 3명 이상이 다승 1~4위 내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이전까지(1982~2015)만 보면 평균적으로 6년 정도에 한 번씩 나왔고, 1991년부터 1999년까지는 9시즌 동안 나오지 않던 진기록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재 두산의 ‘판타스틱 4(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가 올리고 있는 성적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선과 견고한 내, 외야 수비, 든든한 불펜 필승조를 등에 업은 두산 선발진의 승수 쌓기가 쉬운 것은 현재까지는 당연해 보인다.
물론 가장 큰 비결은 투수 자신들의 호투였다. 25승을 합작한 이들 4명의 선발투수가 37경기에서 책임진 이닝은 총 221⅓이닝으로, 매 경기 약 6이닝 정도를 합작한 셈이다. 8회부터는 정재훈-이현승이 등장하니 상대로서는 선발과 뒷문 듀오 사이에 있는 7회를 제외하면 흐름을 뒤집을 기회를 좀처럼 갖기 힘들었다. 투타의 힘이 조화를 이룬 두산의 강한 전력을 또 한 번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원조 ‘판타스틱 4’였던 201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 4인방(로이 할러데이, 클리프 리, 콜 해멀스, 로이 오스월트)은 59승을 합작했다. 할러데이가 19승, 리가 17승, 해멀스는 14승을 올린 반면 오스월트는 9승에 그쳤지만, 당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신예 밴스 월리가 11승을 보탠 필라델피아는 102승 60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목표였던 월드시리즈 우승은 실패로 돌아갔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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