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맞아떨어진 주권의 첫 완봉승 날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5.28 06: 58

kt wiz 우완 투수 주권(21)이 야구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을 만들었다.
주권은 지난 27일 수원 넥센전에서 9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8-0 승리를 견인, 데뷔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kt 구단 자체적으로도 첫 완봉승 투수를 배출한 겹경사였다. kt는 그의 호투를 바탕으로 3연패에서 탈출했다.
데뷔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한 투수는 KBO 리그 역사상 20번째인데, 그중에서도 무사사구 완봉승은 역대 최초 기록이다 그만큼 어려운 기록을 달성한 주권은 지난해부터 선발 등판 10번째 도전 만에 그토록 염원했던 데뷔 첫 승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우선 지명을 받을 만큼 최대어로 꼽혔던 주권이지만 아픈 팔 때문에 성장이 늦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정명원 투수코치의 답답함도 컸다. 정 코치는 27일 경기 후 "올해 제구, 구속이 정말 좋아졌는데 그동안 잘 안됐다. 기대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팀이 어려울 때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정 코치가 가장 만족한 부분은 제구. 정 코치는 "몸쪽 직구와 바깥쪽 슬라이더 제구가 원하는 대로 잘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권은 9이닝 동안 104개밖에 던지지 않을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했는데 제구력까지 받쳐주면서 넥센 타선을 쉽게 요리했다. 주권 역시 "모든 변화구가 다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타선이 1회말 3점, 2회말 4점을 뽑아주면서 크게 앞선 것도 주권을 도왔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넥센은 4회 주전 포수 박동원을 교체한 것을 시작으로 5회 서건창을 뺐고 6회 김민성, 고종욱 등을 교체하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평소 투구수가 많아지면 흔들리던 주권은 후반부 넥센의 백업 타선을 상대로 더욱 자신있는 피칭을 펼쳤다.
그가 점점 대기록에 가까워지자 팀 동료들도 그를 응원했다. 투수들은 7회부터 공격 때 불펜에서 몸을 푸는 주권을 매 이닝 큰 박수로 응원해줬다. 주권은 "선배들의 응원을 받으니 가슴이 짠했다"고 밝혔다. 정 코치는 8회와 9회 마운드에 올라 주권에게 "실점하면 바꿔줄테니 마음 편히 던지라"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이처럼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날이었다. 그의 공을 받은 포수 김종민은 조범현 감독이 9회를 앞두고 "권이 공이 9회 어떻겠냐"고 묻자 "정말 좋다"고 말하며 그의 9회 등판을 도왔다. 주권의 구위 뿐 아니라 투수, 타자 동료들, 감독, 코치까지 모든 이가 만든 구단 사상 첫 완봉승이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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