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계속된 중국 사랑에도 시련은 계속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6.06.20 10: 55

애플이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시련을 맞고 있다. 
애플은 최근 중국 업체의 디자인 특허 침해 혐의로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에 대한 베이징 시내 판매 중단 명령을 받았다. 베이징시 지적재산권국은 애플의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가 중국 바이리의 휴대전화 '100C' 디자인 설계를 도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애플은 중국 법원에 항소, 일단 판매 중단 위기는 넘긴 상황이다.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은 제품 판매에 영향이 없다. 애플은 지난달 'IPHONE'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중국 지갑 업체와의 상표분쟁에서 패소했고 앞선 4월에는 온라인 음악서비스(아이튠스)와 온라인 책 판매 서비스(아이북스)가 중국에서 중단된 바 있다. 2012년에는 아이패드 상표권 분쟁으로 6000만 달러를 지불하기도 했다.

애플은 중국 당국과 현지업체들의 지재권 분쟁 등 자사 견제에 당황스런 표정이다. 그동안 애플은 수차례 공개적으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왔다. 실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여러 번 중국을 방문, 꾸준한 관심을 직접적으로 표시했다. 팀 쿡 CEO는 지난달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의 택시를 타고 베이징 애플 스토어를 방문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6)에서도 중국에 대한 호감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의 새 운영체제(OS)인 '워치OS 3'의 새로운 기능인 스크리블(scribble) 소개할 때 직접 중국어를 손가락으로 써보였다. 긴급상황 호출 시에는 미국의 911처럼 홍콩에서는 999이 연결된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지도를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 미국 뿐 아니라 중국 식당에서도 레스토랑 예약이 가능하며 교통편까지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IoT) 앱인 '홈'에 대한 설명에서도 미국 및 중국 업체의 참여를 알렸다. 메신저 기능에서는 중국의 '위챗'을 언급했다.
애플이 이렇듯 중국에 관심을 쏟는 것은 거대한 시장 규모에 따른 영향력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2015년 4분기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실적을 이끈 것이 아이폰 판매가 87% 상승한 중국이었다. 반면 2016년 1분기 애플 실적 악화 역시 중국이었다. 대만, 홍콩 등이 포함된 중국에서의 애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가 줄었다. 
특히 애플은 최근 중국에서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등의 중국 기업들의 약진 속에 점차 스마트폰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은 중국 시장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정부 당국이 직접 자국 소비자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뿐 아니라 앱까지 중국 정부의 규제를 벗어날 수 없다. 
이에 애플은 지난달 중국 디디추싱에 10억 달러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디디추싱은 우버의 직접적인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디디추싱이 국부 펀드 중국투자공사와 연결돼 있는 만큼 애플이 중국 지도자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만큼 애플은 앞으로 중국 시장이 자사 매출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2분기에는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국에서 26%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연 애플의 중국 친화적인 정책이 어떤 결실로 연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letmeout@osen.co.kr
[사진] WWDC 2016 시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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