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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섭의 쥬라기파크] NC의 15연승, 27인의 팀워크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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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kt와의 경기 전, NC 선수들이 훈련을 오가다 김경문 감독을 쳐다보며 한 선수가 꾸벅 인사를 했다. 김 감독은 그 선수를 향해 "어, 그래. 수고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백업 내야수 황윤호(23)였다.

#18일 14연승에 성공한 경기 종료 후. 배석현 NC 단장은 짐을 챙겨 떠나는 한 선수를 향해 말했다. "어제 잘 던졌다. 다음에 또 한 번 기대할게." 17일 9회 등판해 1이닝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낸 불펜 투수 장현식(21)이었다.

15연승, NC 다이노스는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1군 엔트리의 27명이 모두 각자 임무를 잘 수행한 결과다.

지난 19일 15연승을 이어간 kt전은 27명의 팀워크를 여실히 보여줬다. 15연승으로 가는 경기 초반은 다소 힘들었다. 선발 정수민이 1회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무사 만루에서 강판됐다.

그러자 엔트리의 12번째 투수인 장현식이 급하게 나왔다. 지난해 2이닝, 이날 전까지 4⅓이닝을 기록한 장현식은 4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마르테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았으나 4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톱타자를 맡아 6월 타율 0.364로 맹활약 중인 이종욱이 이날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김경문 감독은 "김준완이 한동안 못 나왔다"며 이종욱 대신 톱타자 기회를 줬다.

김준완은 지난 2일 두산전에서 1번타자로 출장한 이후 13경기 연속 대수비로 출장했다. 모처럼 톱타자로 나선 김준완은 첫 5타석에서 3타수 3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했다. 승부가 기운 이후 두 차례 범타로 물러났다. 5타수 3안타 2볼넷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9일 kt전에서 NC 타자는 이종욱을 제외한 14명이 모두 경기에 출장했다. 선발을 제외하고, 불펜진 7명 중 전날(18일) 던진 3명은 쉬고, 나머지 4명의 불펜이 나와서 9이닝을 책임졌다.

선발이 잘 던지는 날에는 불펜이 확실하게 틀어막아 준다. 선발이 부진한 날에는 팀 타선이 미친듯한 타격감으로 경기를 뒤집는다. 주전 선수가 잔부상, 휴식으로 빠져도 백업과 대체 요원들이 맹활약하며 이를 메워준다. FA 선수들은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한다. 중심타선이 조금 침묵하면 하위타순에서 찬스를 만들어 상위타순에서 해결한다.

NC는 15연승 동안 팀 타율 0.327과 팀 평균자책점 3.53라는 아름다운 숫자를 기록했다. 투수와 타자 골고루 잘한 결과다. 타자들은 경기당 평균 8.4점을(15경기 126점) 뽑았다.

투수진의 3실점 이하 경기가 9차례, 화끈한 타격으로 7득점 이상 경기도 9차례였다. 팀 타선은 7회까지 뒤진 경기를 4차례나 역전승했고, 불펜진은 7회까지 앞선 경기를 9승 무패로 지켰다.

선발진은 9승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했다. 불펜은 6승 7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3.59로 선발과 사이좋은 성적을 보였다. 5인 선발진에서 이재학 3승, 스튜어트 2승, 정수민 2승, 이태양과 이민호가 1승씩을 기록했다.

대장암을 극복한 원종현은 19일 kt전에서 614일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2014년 10월 14일 삼성전 승리 이후 2년만의 승리. 필승조 김진성(9경기 11이닝, 1승 4홀드)과 최금강(7경기 12이닝, 1승 1홀드 1세이브)은 불펜에서 궂은 일을 해냈다.

마무리 임창민은 가장 많은 9경기에 나왔으나 9이닝 1실점으로 철벽을 과시했다. 그러나 세이브 상황은 단 3번 뿐이었다. 세이브 100%. 추격조 민성기(2승)와 김선규(1승)는 뒤지는 경기에서 추가실점을 막으면서 구원승 보답을 받았다. 

타선은 돌아가면서 주인공이 됐다. 톱타자 타율이 0.375였다. 3~5번 중심타선 타율은 0.376. 6번부터 9번까지 하위타순 타율도 0.311로 3할을 넘겼다. 고른 활약을 했다는 증거다. 하위타순에서 찬스를 만들면 상위타순에서 해결하고, 상위타순이 만들어놓은 밥상은 중심타선이 타점을 먹어치웠다.

나성범은 "요즘 팀 분위기는 질까 걱정하지 않고, 진다는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각자 돌아가면서 잘 할거라는 믿음이 있다. 어떤 선수든 안타와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은 톱타자 자리에서 3할5푼대의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며 공격 선봉장이 됐다. 3홈런 12타점으로 중심타선 못지 않은 해결사 노릇도 했다.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의 중심타선은 필요할 때 홈런포를 터뜨리며 뇌관 역할을 했다. 19일 kt전에서 동시에 홈런을 기록, 5홈런 14타점을 합작하며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4명 모두 15연승 기간에 3할5푼이 넘는 고타율에 15~25타점씩을 기록했다. 이호준은 "경기를 뒤집을 때는 우리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치는데 내가 봐도 무섭다"고 했다.

연승 기간에 지석훈(15경기)은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선발 출장, 주전 2루수 박민우(11경기)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섰다. 좌익수 자리에는 김성욱, 김준완, 김종호가 번갈아가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야전 사령관으로 내야 수비를 지휘하는 유격수 손시헌은 3할대 타율(0.315)을 자랑한다.

테임즈의 손목 통증 때 1루를 책임진 조영훈(12경기 21타수 8안타 4타점), 백업 포수 용덕한(10경기 15타수 4안타 2타점), 대주자 대수비로 27명의 1군 엔트리 끝자락을 차지한 황윤호(10경기 6타수 1안타 2타점 4득점)까지 엔트리의 모든 선수들이 자기 몫을 다하며 15연승에 힘을 보탰다.

27명의 다이노스 전사들이 거침없는 행진을 하고 있다. 연승은 언젠가는 끊어질 터, 그러나 연승 기간 보여준 팀워크와 승리 DNA는 4년 만에 급성장한 NC를 또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이 분명하다. 

/NC 담당 기자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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