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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의 부상 퇴출...결국 던질수록 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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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투수의 어깨와 팔꿈치는 소모품이다.

역대 최고 먹튀로 남을 한화 용병 로저스의 부상 퇴출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급하게 당겨쓴 결과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투수로 뛴 로저스는 지난해 8월 한화 유니폼을 입고는 선발 투수로서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등판했다 하면 완투에 버금가는 피칭을 하며 120개의 공을 뿌렸다.

그러나 단기간 많은 공을 던진 부담은 고스란히 팔꿈치에 쌓였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팔꿈치에 이상 신호를 울렸다. 복귀 후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보다 6km 떨어졌음에도 투구 수 관리는 없었다. 결국 팔꿈치 인대 염증으로 시즌 아웃을 선언했다.

# 미국에서 얼마나 던졌나

로저스는 2015년 한국으로 오기 전 뉴욕 양키스에서 6월초까지 불펜으로 뛰었다. 18경기에서 33이닝을 던졌다. 총 투구수는 578개였다. 경기당 평균 32구 정도였다.

4월 11일 보스턴전에서 4⅔이닝 81구가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 수였다. 연장 15회에 등판해 연장 19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던지면서 어쩔 수 없었다. 30~49구가 5차례, 50구 이상이 3차례였다.

2014년에는 토론토와 뉴욕 양키스에서 34경기 45⅔이닝을 던졌다. 선발 1경기(88구)를 제외하고 761구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23구였다.

2013년 토론토에서 44경기(선발 20경기)를 출장했다. 선발로 20경기에서 나와 106⅔이닝을 던졌고, 불펜으로 24경기 31닝을 던졌다. 선발일 때는 경기당 평균 88.4개의 공을 던졌다. 최다 투구수는 104개였고, 100개 이상 던진 경기는 3차례 뿐이었다.

# 한화 와서  얼마나 던졌나

로저스는 지난해 10경기에서 75⅔이닝(평균 7⅔이닝)을 던지며 6승2패, 방어율 2.97을 기록했다. 완투가 4차례(완봉 3회)였다. 56일 동안 10경기에서 1130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당 평균 투구 수는 113개. 120개 넘게 던진 경기가 절반인 5경기나 됐다.

데뷔전에서 116구 완투승을 거둔 로저스는 나흘 쉬고 108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이후 3경기 연속 123구-123구-129구를 던졌다. 한 차례 1군 엔트리에 말소된 후 복귀해서 2경기 연거푸 128구-129구를 던졌다.

2년 동안 불펜으로 등판해 한 경기 30개 남짓 던졌던 투수가 2달 동안 나왔다하면 평균 110개를 던진 것이 몸에 전혀 무리가 가지 않았을 리 없었다.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을 한 로저스는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5월 8일 첫 등판했다. 6경기에 나와 37⅔이닝(평균 6⅓이닝)을 던졌고, 투구 수는 601개(경기당 평균 100개)였다. 부상으로 조기 강판된 마지막 경기(60구)를 제외하면 경기당 108개였다. 지난해보다는 이닝과 투구수가 조금 줄었는데 팔꿈치가 온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관리를 받았더라면

지난해 한화가 시즌 막판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을 하면서 로저스는 나흘 휴식 후 등판, 120구가 넘게 던지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당장 1승이 급했기에 로저스에게 많은 것을 의지했다. 로저스도 이닝에 옵션이 걸려 있었는지, 경기 후반 교체할 때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올해 캠프에서 몸에 이상이 발생하자, 꽤 오랜 시간을 재활에 공들였다. 그러나 복귀 후 100개 넘게 던졌고, 5월 29일 롯데전에서 9이닝 127구를 던진 것이 결과적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가뜩이나 팔꿈치가 안 좋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던진 것이다. 나흘 쉬고 6월 4일 삼성전에서 2⅓이닝을 던지고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됐다. 눈 앞의 1승, 단기간 성적에 급급해 결국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셈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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