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고민’ 롯데, ‘사도스키 리포트’ 만지작?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6.25 05: 51

외국인 선수의 부상과 난조. 롯데 자이언츠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체에 대한 생각도 이젠 하나의 선택지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했다.
지난해 롯데는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 농사를 지었다.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의 외국인 원투 펀치는 도합 63경기 선발 등판해 389⅓이닝을 소화하면서 24승을 팀에 선사했다. 그리고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는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타율 3할1푼4리 28홈런 106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다했다. 외인 3인방은 지난해 리그 정상급이었다. 비록 지난해 팀 성적은 8위에 머물렀지만 외인들의 더할 나위 없었던 활약에 롯데는 당연히 모두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해, 이들 외인 3인방이 승리에 기여하는 정도가 현격히 낮아졌다. 지난해 기복이 있었던 레일리가 오히려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됐다. 레일리는 올해 6승4패 평균자책점 3.11의 성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반면, 린드블럼과 아두치는 부침을 겪으며 좀처럼 팀에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두치는 잦은 결장으로 조원우 감독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지난해 아두치는 144경기 중 132경기에 출장했고 이 중 128번을 선발로 나섰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경기는 16번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팀이 치른 69경기 가운데 64경기에 나섰고 57경기를 선발로 나섰다. 아직 올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선발에서 제외된 경기가 12경기다. 지난해 선발에서 제외된 경기와 비슷하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감기 몸살과 장염에 시달렸고 파울 타구에 복숭뼈를 맞아 부상을 당하는 등 결장 사유도 다양했다. 지난 24일에는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되면서 선발 제외 기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매일 경기에 나서야 하는 야수, 그리고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야수가 이렇게 자주 결장하면 사령탑 입장에선 주전 라인업을 구성하는데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부상뿐만 아니라 여러 지표에서도 지난해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아두치는 올해 2할9푼1리 7홈런 41타점을 기록 중이다. 겉보기엔 괜찮다. 하지만 올해 스윙 폭은 커졌고 선구안이 무너진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선구안의 척도인 볼넷/삼진 비율이 지난해 0.47에서 올해 0.31로 급락했다. 출루율도 3할3푼6리로 기대 이하다. 지난해 타선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아두치의 모습이 아니다.
이미 아두치의 잦은 결장으로 인해 아쉬움을 표현한 바 있는 조원우 감독이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도 구단 안팎으로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다만 아직 평균자책점 6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린드블럼의 경우 아두치와는 달리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조 감독은 “린드블럼과 면담을 통해서 계속 부담을 줄여주려고 한다”고 말하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4월 평균자책점 7.44에 머물렀지만 5월, 평균자책점 2.88로 안정세를 찾았다. 그런데 6월 다시 평균자책점 10.13으로 부진하다. 린드블럼 본인 역시 부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린드블럼에겐 시간을 좀 더 주겠다는 것.
만약 외국인 선수의 교체 움직임이 실제로 이어진다면, 미국 현지에서 외인 리스트를 만들고 있는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팅 코치의 리포트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사도스키 리포트’의 첫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사도스키 코치는 지난해 외인 3인방의 한국 적응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실제로 린드블럼과 아두치는 롯데의 리스트에 있던 선수들이었고 레일리는 이종운 전 감독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직접 뽑아왔다. 실질적으로 ‘사도스키 리포트’는 아직 선을 보이지 않았다.
우려는 있다. 현재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뷔를 기다리고 있는 파비오 카스티요(한화), 스캇 맥그레거(넥센), 브라울리오 라라(SK) 모두 메이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라 무게감에서는 기존 선수들과는 있다. 사도스키 코치가 어떤 선수들을 추천 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 중위권 싸움을 위한 반등 동력을 마련하려는 롯데 입장에서도 시간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과연 ‘사도스키 리포트’가 올해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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