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최장거리 홈런, 어떻게 145m 측정됐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26 06: 10

황재균, 카스티요 상대로 145m 중월 홈런  
시즌 최장거리이자 대전 사상 최장거리포
"대전에서 저런 홈런은 처음 봤다". 

롯데 내야수 황재균(29)은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홈런을 쳤다. 2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은 한화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의 4구째 바깥쪽 154km 직구를 걷어 올렸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힌 타구는 까마득히 뻗어갔다. 한화 중견수 이용규도 일찌감치 포기한 채 고개를 돌려 방향을 확인했다. 
타구는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전광판 상단 위 구조물을 맞고 떨어지는 홈런이 됐다. 한화에 오래 몸담은 관계자도 "대전에서 저런 홈런은 처음 봤다. 실제 비거리는 150m 이상 되지 않을까 싶다. 구조물이 없었다면 중앙 전광판을 넘어 장외 홈런이 됐을 것이다"며 엄청나게 멀리 날아간 타구에 놀라워했다. 직구에 강한 황재균의 배트 스피드와 힘도 대단했지만, 카스티요의 강속구가 배트에 정확히 맞아 타구 반발력을 더 키웠다. 
황재균의 홈런 비거리는 145m로 측정됐다. 지난 2014년 8월6일 사직 NC전에서 황재균은 좌월 장외 홈런을 쳤는데 그때 당시 비거리는 140m였다. 개인 최장거리 홈런이자 올 시즌 KBO리그 통틀어도 최장거리 홈런. 2004년 이후 KBO리그에서 5번째 비거리 145m 대형 홈런이었다. 2004년 4월27일 수원 KIA전 심정수(현대), 2010년 8월20일 사직 두산전 이대호(롯데), 2014년 6월10일 목동 삼성전 박병호(넥센), 2014년 8월15일 목동 두산전 박병호(넥센)가 145m 대포를 쏘아올린 바 있다. 
그렇다면 황재균의 홈런은 어떻게 해서 비거리 145m로 측정됐을까. 이날 경기 기록을 맡은 이종훈 KBO 기록위원은 "대전구장은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22m이고, 펜스 높이(4.5m)도 있어 가운데 넘어가는 홈런은 기본 125m로 측정된다. 여기에 전광판 높이도 20m 정도 된다. 펜스 거리와 전광판 높이에 구조물에 맞은 위치까지 감안해 145m로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각 구장별로 스탠드 위치를 기준으로 한 비거리 산출표가 있다. 
지난 7일 한화 윌린 로사리오가 KIA전에서 2001년 롯데 펠릭스 호세 이후 15년 만에 대전구장 비거리 140m 대형 홈런으로 주목받았는데 황재균의 홈런은 그보다 더 멀리 갔다. 기록상으로도 대전구장 사상 최장거리 홈런이다. 이종훈 기록위원은 "1991년에 기록원으로 입사한 뒤 26년째 일하고 있는데 대전구장에서 이렇게 큰 홈런은 못 본 듯하다. 좌우로 넘어가는 것은 몰라도 가운데 담장 너머로 이 정도의 홈런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KBO리그 사상 최장거리 홈런은 150m로 총 4명의 선수가 기록을 갖고 있다. 1982년 4월8일 동대문 OB전 백인천(MBC), 1997년 8월1일 사직 롯데전 양준혁(삼성), 2000년 5월4일 잠실 롯데전 김동주(두산), 2007년 4월21일 사직 현대전 이대호(롯데)가 그 주인공들이다. 
대부분 홈런은 기록원이 목측으로 결정하지만 최장거리로 의심할만한 타구는 실측을 하기도 한다. 이종훈 기록위원은 "김동주가 잠실 장외 홈런을 쳤을 때도 기록원으로 있었다. 다시 잠실 전광판 전산실 직원이 직접 경기장 바깥사람들에게 타구 위치를 수소문했다. 당시 잠실구장 좌측 외야 밖에 가건물이 있었는데 그 쪽 출입문 위치에 떨어졌다는 제보가 있었다. 잠실구장 외벽부터 타구가 떨어진 위치까지 재본 결과 152m 정도 나왔다. 5m로 단위로 끊는 규정상 비거리는 150m를 줬다"고 최장거리 홈런 기억을 떠올렸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타구를 추적하는 최첨단 시스템으로 홈런 비거리를 1m 단위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각 구장별 추적 장치 시설에 드는 비용 및 인프라 문제로 먼 나라 이야기다. 당분간 계속 기록원들의 목측에만 의존해야 한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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