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無볼넷’ 오승환의 극강 제구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26 05: 59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전반기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구위도 구위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제구의 영향이 크다. 6월 한 달 동안 볼넷을 단 하나도 내주지 않은 것에서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오승환은 25일(이하 한국시간)까지 37경기에 나가 38이닝을 던지며 2승14홀드 평균자책점 1.66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더 막강하다. 피안타율은 1할6푼1리로 낮은 편이며,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79에 불과하다. 피장타율이 0.219에 그칠 정도로 장타 또한 잘 억제하고 있다. 여기에 38이닝에서 51개의 탈삼진을 잡아내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2.08개 이른다.
이런 오승환의 또 다른 막강한 지표는 바로 볼넷 허용 비율이다. 오승환은 38이닝 동안 고의사구 한 개를 포함해 8개의 볼넷밖에 내주지 않았다. 9이닝당 볼넷 개수는 1.89다. 이는 리그 19위에 해당되는 성적인데 4월에 조금 많은 볼넷을 내줬을 뿐 5월부터는 거의 완벽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오승환은 극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4월 초 볼넷이 조금 많았다. 첫 등판이었던 4월 4일 피츠버그전에서 2개의 볼넷을 내줬고 4월 9일 피츠버그전에서도 볼넷이 두 개(고의사구 1개 포함) 있었다. 4월 한 달 동안 13이닝을 던지며 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오승환이 빅리그에 적응한 뒤인 5월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오승환은 5월 14경기 14⅔이닝에서 단 2개의 볼넷을 허용했으며, 6월에는 아예 볼넷이 없다. 마지막 볼넷은 현지 시간으로 5월 31일 밀워키전에서 내준 것이며, 6월 11경기 10⅓이닝에서는 하나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공격적인 승부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간 것이 중요했고, 결정구인 슬라이더나 코너워크가 된 꽉 찬 패스트볼이 제대로 통하며 볼넷은 허용하지 않는 면모를 과시 중이다.
이런 오승환은 올 시즌 37경기 중 31경기에서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 경기 수로만 놓고 보면 이는 올 시즌 샘 다이슨(텍사스·32경기)에 이어 리그 2위 기록이다. 켈빈 에레라(캔자스시티), 쥬리스 파밀리에(뉴욕 메츠), 잭 듀크(시카고 화이트삭스), 델린 베탄시스(뉴욕 양키스)가 30경기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오승환은 볼넷이 없는 31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 중이며, 이는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1.66)보다 낮은 수치다. 볼넷의 유무가 전체적인 성적과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오승환의 기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