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신종훈,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6.30 10: 20

리우 올림픽 출전의 갈림길에 선 신종훈(27, 인천시청)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한국 복싱의 희망 신종훈이 극적으로 리우 올림픽에 나설 기회를 얻었다. 무대는 다음 달 3일부터 베네수엘라 바르가스서 열리는 국제복싱연맹(AIBA) 프로복싱대회 APB 월드시리즈복싱(WSB)이다.
신종훈은 한국 복싱의 영웅이다. 2011년 세계복싱선수권대회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서 한국 복싱에 12년 만에 금메달을 안겼다.

28일만 하더라도 WSB 출전 자격미달인 신종훈의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49kg급 출전 선수가 부족하자 AIBA가 긴급히 노선을 변경, 29일에서야 신종훈의 대회 출전을 허락했다. 
문제는 계체량 통과다. 신종훈은 29일 오전 출전 소식을 들었다. 곧바로 감량에 들어가 하루 만에 53kg에 가깝던 체중을 50kg으로 만들었다. 베네수엘라까지 이동 시간은 거의 하루가 걸린다. 신종훈은 내달 2일 계체량을 통과해야 3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30일 저녁 출국 전까지 49kg을 만들고 비행기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장거리 이동 후 피로도와 시차 극복은 그 다음 문제다.
신종훈은 30일 오전 OSEN과 전화통화서 "이동 시간을 빼면 3일의 시간이 있다. 29일 두 타임 운동을 해서 50kg을 만들었다. 30일까지 49kg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컨디션이 문제다. 급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왔다. 일주일이라도 시간이 있었으면 너무 행복해서 울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 달 전 AIBA에 두 통의 메일을 보냈는데 묵묵부답이어서 포기한 상태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종훈은 작은 희망을 끈을 놓치 않고 있다. "믿기지 않고, 꿈 같으면서도 처음엔 뛰어야 하나 고민했다. 아직 몸도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괜히 나가서 안 하느니만 못하지 않나 생각했다"면서도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았다. 되든 안되든 해보겠다. 정신력으로 극복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신종훈은 "훈련은 꾸준히 해왔다. 외국으로 전지훈련도 많이 갔었다.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경기를 뛰려고 할 때마다 계속 출전에 발목이 잡혀 의욕이 떨어졌었다"면서 "그래도 이제껏 해놓은 게 있다.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기적을 꿈꿨다.
신종훈은 30일 저녁 7시 반 베네수엘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3위 이내에 들어야 리우행 티켓을 받을 수 있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 아시안게임서 12년 만에 한국 복싱에 금메달을 안긴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는 신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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