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전력질주’ 채은성, “초심 잃지 않을 것”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7.02 07: 08

채은성, 공수주 모두에서 팀 중심으로 급부상
언제나 전력질주...초심 잃지 않는 마음이 성장 원동력
LG 트윈스 외야수 채은성(26)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타석에서 볼넷을 얻었을 때는 물론, 몸에 맞는 볼에도 아파하지 않고 1루로 뛰어간다. 다리가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주루플레이에도 적극적이다. 변한 팀컬러에 맞춰 이미 도루 6개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처음으로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하게 된다.

사실 채은성의 활약을 주루플레이로 한정하는 것은 엄청난 왜곡이다. 지금의 채은성은 공수주 모두에서 LG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68경기에 출장해 234타석 타율 3할3푼6리 6홈런 44타점 OPS 0.850으로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타율과 타점에서 팀 내 2위, 홈런은 팀 내 3위다. 최근에는 5번 타순으로 자리를 굳히며 4번 타자 히메네스와 함께 해결사 역할을 한다. 5번 타자로 96타석에 들어서 타율 4할4푼9리 4홈런 21타점 OPS 1.130으로 괴력을 발휘 중이다. 
수비도 일취월장했다. 강한 어깨가 동반된 정확한 송구로 상대 주자의 홈 질주를 막아낸다. 타구를 판단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2009년 육성선수 입단 후 살아남기 위해 포수와 3루수, 그리고 외야수까지 수차례 포지션을 이동했으나, 굵은 땀방울은 채은성을 배신하지 않았다. 어느덧 프로 8년차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마음이 채은성을 LG의 새로운 별로 만들었다. 
채은성에게 지난 1일 항상 최선을 다해 뛰는 이유를 묻자 “2014년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을 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싶다. 당시 김민호 코치님께서 강조하신 부분이기도 하다. 김민호 코치님께선 ‘몸에 맞더라도 뼈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투수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라’고 하셨다”면서 “그 때부터 몸에 맞는 볼이든, 볼넷이든 항상 1루로 뛰어가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나만의 약속 같은 것이다”고 밝혔다. 
채은성의 다짐은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채은성은 연장 11회초 중전안타로 출루한 후 윤진호의 타석에서 부지런히 스타트를 끊었다. 윤진호가 KIA 투수 김광수를 상대로 9구 승부를 벌였고, 파울 타구만 5개를 쳤음에도 똑같은 리드폭을 유지하며 전력질주했다. 보통은 이렇게 승부가 길어지면, 주자는 체력안배를 위해 타자에게 늦게 타석에 들어설 것을 요청한다. 그런데 채은성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경기를 진행시켰다. 
당시 상황에 대해 채은성은 “솔직히 진짜 힘들었다.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 계속 파울이 나와서 수차례 전력질주 후 1루로 돌아갔다. 그래도 타임을 요청할 수는 없었다. 진호형의 타격 타이밍이 잘 맞고 있어서 흐름을 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팽팽한 경기 흐름을 이어가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에 나왔다. 윤진호는 김광수와 긴 승부 끝에 좌전안타를 날렸고, 채은성은 계획대로 3루까지 내달렸다. 이후 2사 1, 3루에서 LG는 윤진호와 채은성의 더블스틸로 천금의 득점을 올렸다. 윤진호가 1루에서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윤진호가 견제에 걸린 사이 채은성이 홈을 파고들었다. 채은성은 “더블스틸은 캠프 때 꾸준히 연습했다. 한 시즌에 한두 번 나올까 말까하지만, 그래도 머릿속으로 상황을 그려놓고 있었다. 진호형과 나 그리고 코치님까지 완벽하게 작전이 이뤄졌다. 한 번 실패하면 끝인 작전인데 잘 돼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채은성의 활약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 경우, LG는 그토록 고대했던 우타 외야수를 얻게 된다. 12홈런 91타점 페이스로 이는 수년 동안 팀의 중심을 잡아온 박용택 정성훈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는 수치다. 채은성이 올해 LG 구단 모토인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