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행’ 박병호, 조기 복귀 가능성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02 10: 30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박병호(30·미네소타)가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재충전을 위한 발판을 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조기 복귀 가능성은 결국 박병호가 쥐고 있다는 평가다.
미네소타는 2일(이하 한국시간)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을 공식 발표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이탈해 있었던 미겔 사노가 25인 로스터에 다시 합류하고, 대신 박병호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것이다.
박병호는 1일까지 올 시즌 62경기에서 타율 1할9푼1리, 출루율 2할7푼5리, 장타율 0.409, 12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개수는 결코 적지 않았지만 타율이 저조해 최근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경우가 늘어났다. 박병호는 최근 15경기에서 1할1푼1리의 타율을 기록했으며 최근 7경기에서는 8푼7리(23타수 2안타)에 머물며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박병호는 당분간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로체스터에서 심신을 정비할 예정이다. 슬럼프를 견디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는 점은 아쉽지만, 4년 계약을 맺은 박병호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테리 라이언 단장과 폴 몰리터 감독도 박병호가 이런 정신적인 측면에서 부담을 덜고 자신의 기량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라이언 단장과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을 언급하며 기술적인 부분은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 마이너리그 환경 자체도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신적으로는 한결 나은 여건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몇 개의 안타가 심리적으로 꽉 막혀 있었던 박병호의 마음을 풀어낼 수도 있다.
박병호가 정상적인 타격 페이스를 찾는다면 조기 복귀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네소타는 투수 13명, 야수 12명으로 25인 로스터를 채우고 있다. 몰리터 감독은 불펜 8인 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다만 이를 영구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적은 없다. 팀 사정에 따라 투수 한 명을 내리고, 야수 한 명을 올릴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정상적인’ 박병호는 당연히 콜업 0순위다.
박병호의 MLB 복귀에는 기존 25인 선수의 부진도 전제되어야 할 수 있다. 미네소타는 자신의 확실한 경력을 가지지 못한 선수들도 더러 있다는 점도 박병호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미네소타의 외야에는 바이런 벅스턴, 로비 그로스먼, 맥스 케플러, 대니 산타나가 있다. 올 시즌 흐름을 놓고 보면 기복이 심했거나, 경험 부족으로 그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사노가 당분간은 지명타자 혹은 코너 외야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노의 외야행이 다시 이뤄진다면 박병호가 필요해질 수 있다. 이 경우도 역시 콜업 0순위다.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박병호가 마이너리그에서 구단의 확신을 줄 정도의 타격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MLB보다는 아무래도 한 단계 아래의 투수들을 상대로 그간 자신이 풀지 못했던 숙제의 해법을 찾는 것도 장기적으로 중요하다.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포기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박병호가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리고 제 기량을 보여준다면, 마이너리그 생활이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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