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섭의 쥬라기파크] 이승엽 닮은 남자, 나성범의 '인기+겸손'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7.05 05: 50

NC 나성범(27)을 보노라면 삼성 이승엽(40)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업적을 뒤따르기에는 아직 한참 멀었다. 하지만 뛰어난 성적과 모범적인 자세, 팬들의 인기, 그라운드 안에서의 겸손 등이 오버랩된다.
이승엽은 고교 시절 투수에서 삼성에 입단해 타자로 전향,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타자'가 됐다. 나성범도 대학교까지 투수에 더 치중했으나, NC에 입단하자마자 타자로만 전념하고 있다. 1군 무대 2년차에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공 과정 뿐만 아니라 야구를 대하는 태도, 그라운드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닮은 꼴이다.

#인기- 올스타 최고 인기 선수 
나성범은 올해 올스타전 최고의 별로 등극했다. 나눔 올스타(NC,넥센,한화,KIA,LG) 외야수 부문에서 10개 구단 120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61.89점을 얻어 최고 인기 선수가 됐다.
팬 투표에서 한화 이용규(1에 7000여표 뒤졌지만 선수단 투표까지 합산한 점수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팬 투표 1위로 뽑힌 데 이어 2년 만에 올스타 최고 인기남이 됐다. 유부남이 됐지만 남녀 팬들의 인기가 식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이승엽이 팬투표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153만표를 얻어 역대 최다 득표 기록까지 세웠다. KBO리그 400홈런 대기록을 세우는 등 나이가 무색하게 맹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이승엽은 올해도 드림 올스타(삼성,두산,롯데,SK,kt) 지명타자 부문에서 85만표를 얻어 최종 점수 46.31점으로 김재환(두산)을 제치고 1위로 뽑혔다. 통산 10번째로 올스타 베스트로 출전하게 됐다.
최근 3년간 올스타전 최고 선수는 나성범과 이승엽이 서로 주고 받고 있다.
#겸손- 홈런 세리머니&빠던은 없다
이승엽은 정규시즌에서 홈런을 친 이후 언제나 차분하고 조용하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것을 확인한 뒤 고개를 숙이고 빠른 속도로 베이스를 돈다.
사직구장 장외 홈런을 치고도 어린 투수의 기를 죽이지 않으려고 더 고개를 숙였다.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팀 1호 홈런을 치고도 이승엽은 그저 베이스를 열심히 돌 뿐이었다. 홈런을 맞은 상대 투수의 감정을 배려하는 행동이다.  
나성범은 타석에서 홈런을 친 후 별다른 행동이 없다. 경기 막판 결정적인 결승 홈런을 쳐도 감정 분출은 없다. 그의 '빠던'(배트 던지기)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6월 19일 kt전에서 프로 데뷔 첫 만루 홈런을 쳤을 때, 나성범은 홈런 타구를 확인한 후 배트를 살짝 내려놓고 1루로 뛰어갔다. 그의 행동 역시 상대 투수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나성범에게 홈런 세리머니에 관해 물은 적이 있다. 그는 "테임즈가 수염 세리머니를 하는 등 홈런 때 팬서비스를 하지만, 나는 튀려고 하지 않아요. 빠던이나 세리머니는 없어요"라며 "포커페이스로 묵묵히 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테이박'에서 나성범을 제외하곤 홈런 세리머니가 있다. 테임즈는 김태군과 수염 세리머니를 하고, 박석민은 홈런 후 팬들에게 팔목 아대를 던져준다. 이호준은 베이스를 한바퀴 돌아온 뒤 동료들과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한다. 나성범은 그저 빨리 베이스를 돌아 덕아웃으로 돌아온다.
#실력- 변함없는 레전드&성장하는 최고타자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올해 선수 이탈, 부상 등 악재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은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타율 0.282 14홈런 61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형우와 함께 삼성 공격을 이끌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장타력을 과시, 개인 통산 600홈런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4일 현재 589개(한국 430개, 일본 159개)를 기록, 11개 남겨두고 있다.
올 시즌 나성범은 69경기에 출장해 타율 타율 0.349 15홈런 67타점 68득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 2위, 득점 1위, 타율 4위, 홈런 공동 9위 등 타격 전반에서 상위에 랭크돼 있다. 붙박이 3번타자로 NC 중심타선 나테이박의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다.
/NC 담당기자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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