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 파티’ KBO는 마무리 수난 시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10 05: 45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에 마무리 투수들의 수난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들의 평균자책점과 블론세이브 개수가 치솟는 가운데 각 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9일 5개 구장에서 일제히 벌어진 KBO 리그에서는 마무리 투수들의 수난사가 속출했다. 잠실에서는 이현승(두산)이 9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세이브를 저질렀고, 임창용(KIA)은 패전투수가 됐다. 대전에서는 정우람(한화)이 4-1로 앞선 8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고 블론세이브가 올라갔고, 인천에서는 김재윤(kt)이 8회 5실점하는 등 크게 고전했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들의 고전을 압축해 보여주는 하루였다. 지난해 720경기에서 나온 블론세이브의 총합은 136개였다. 반면 동점 내지 역전 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따내는 터프세이브 합계는 35개였다. 그런데 올해는 전체 일정의 54% 정도를 소화한 현 상황에서 블론세이브가 벌써 89개에 이른다. 지난해 수치를 무난하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터프세이브는 14번에 불과하다.

이 블론세이브 수치는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하는 중간투수들의 수치도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각 팀 마무리 투수들의 블론세이브 누적 속도는 심상치 않다. 정우람과 김세현(넥센)이 각각 6번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러 가장 많다. 임정우(LG·4회), 심창민(삼성·3회), 이현승(두산·3회)도 쓴맛을 봤다. 박희수(SK·2회), 손승락(롯데·1회), 임창민(NC·1회) 정도가 그나마 적은 축에 속한다.
블론세이브 수치 외에 전반적인 성적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이다. 평균자책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보유 중인 마무리 투수는 임창민 한 명이다. 임창민은 올 시즌 32경기에서 15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1.2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8경기에서 17세이브를 기록 중인 박희수도 2.01의 평균자책점으로 선방 중이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의 평균자책점은 모두 3점대 이상이다.
심창민(삼성)은 3.07, 정우람은 3.18, 손승락은 3.42, 김세현은 3.47이다. 김재윤(kt)은 4.25, 이현승은 4.91, 임정우는 5.30에 이른다. 최근 KIA의 마무리 보직을 꿰찬 임창용도 출발이 그렇게 경쾌하지는 않다. 마무리라면 압도적인 맛이 있어야 하는데, 힘이 좋아진 타자들은 이제 마무리 투수들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마운드에 쏠리는 압박감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마무리 투수가 블론세이브를 저지른다는 것은 최악의 경우다.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한 이닝에 승패가 뒤집어지기 때문이다.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 투수 이전 필승조를 모두 쏟아부었을 가능성도 커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제는 무실점 세이브가 아닌, 실점을 하더라도 어찌됐건 승리를 지키는 것이 최대 덕목이 된 모습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정우람-김세현-임정우-이현승(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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