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Oh!쎈 초점]홍상수X김민희, 곤경에 빠진 날과 롤리타 신드롬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유진모의 취중한담] 홍상수(56) 감독이 14일(현지 시각)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제27회 마르세유 국제영화제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김민희(34)와의 불륜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굳은 표정으로 묵묵부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누리꾼이 다시 한 번 그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자리는 40석 정도가 마련됐지만 그 두 배에 이르는 80여 명이 몰려 홍 감독에 대한 현지 관객의 관심을 증명했다. 홍 감독은 “영화에 왜 여자 얘기가 많냐”는 한 관객의 질문에 “내가 남자이기 때문”이라고 여유 있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민희와의 관계에 대한 기자의 물음엔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더 이상의 인터뷰를 피하고자 행사 종료 후 20여 분간 더 행사장 안에 머무른 뒤 진행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주최 측에서 제공한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홍 감독의 팬이라는 50대의 한 현지 여성은 홍 감독이 한국에서 여배우와 불륜설에 휩싸여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해하기 어렵다. 나는 그냥 그가 영화를 어떻게 연출했는지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라고 답했다고 한 매체는 전했다.

얼마 전 한 인터넷 매체는 홍 감독과 김민희가 지난해 개봉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난 뒤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썼고, 두 사람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홍 감독의 아내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내용에 대해 알고 있지만 절대 이혼할 생각은 없다고 공표한 바 있다.

개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선 타인이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의 행복추구권은 소중하고, 각자의 생각과 환경 그리고 가치의 판단기준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인이거나 그에 준하는 사회적 위치에 올라선 사람이라면 좀 다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홍 감독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그래서다.

영화감독은 예술가 작가 연예인 등의 지위를 고루 누릴 수 있는 직업이다. 봉준호나 박찬욱 정도 되면 예술성을 겸비한 작가 겸 감독이자 유명 연예인으로 대접받는다.

[photo2]

홍 감독은 상업성을 앞세우는 연출가는 아니지만 해외 유수영화제에서 주목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적 감독의 대명사 중 하나다. 물론 국내에도 그의 팬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그들은 마니아 수준의 지지와 애정을 보낸다. 그건 그가 거대 자본과 타협하지 않고 유명 스타 캐스팅에 목매지 않으면서 자신의 시나리오로 저예산이지만 예술성을 인정받는 영화만을 찍어왔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극장상영용 장편상업영화들은 돈벌이가 첫 번째 목표다. 무조건 ‘빅 히트’를 노리는 것은 아니지만 손해 보겠다고 만드는 영화는 없다. 특히 메이저 배급사가 투자하는 빅 사이즈의 영화들은 돈을 들인 만큼 벌겠다는 의지가 확연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홍 감독은 달랐다. 거대자본과 손잡는 법이 없는 그는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벤쿠버 국제 영화제에서 용호상을,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수상한 뒤 두 번째 영화 ‘강원도의 힘’으로 칸국제영화제 공식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특별 언급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하하하’로 같은 부문 대상을 받았다. 문제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역시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그는 영화를 만들었다 하면 해외 유력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최소한 지대한 관심을 끄는 가운데 대표적인 대한민국의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그는 미리 완성된 ‘책’을 근거로 배우와 스태프를 꾸린 뒤 콘티를 만들어 작업하는 대다수의 감독과 달리 촬영 당일 현장에서 그날 찍을 분량의 시나리오를 주는 즉흥적인 연출과 제작방식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는 가장 유럽(프랑스)적인 예술적 작가주의를 표방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대중은 김민희와의 열애설이 대대적으로 알려진 이후 직접 쓴 시나리오를 연출해온 홍 감독의 영화 속 내용이 바로 그의 얘기라고 재단(마름질)할 정도로 크게 실망한 반응을 보인다.

비록 간통죄는 폐지됐지만 유부남인 홍 감독과 김민희가 연인사이라면 도덕적으로 불륜임은 맞다. 간통이 죄가 아님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지만’ 도덕과 법은 다르다. 두 사람에 대한 반응이 비난 일색인 이유다.

쓴 소리의 내용 중 오랫동안 홍 감독을 내조한 부인과 그녀가 지키고자 노력해온 가정에 대한 배신이 가장 크다. 더불어 홍 감독보다 무려 22살이나 어린 김민희에 대해서도 한 가정을 깨뜨린 무책임한, 혹은 철없는 여자라는 날카로운 칼날을 휘날리기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비판이 전적으로 순수하다고만 보기도 힘들다. 그 속엔 은근한 질시가 깃들어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홍 감독이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기로 돼있다는 소문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건 여자들 쪽의 시각일 것이다.

남자들의 경우 환갑을 바라보는 홍 감독이 딸 같은 나이의 아리따운 여배우와 사랑에 빠졌다는 데 대한 미묘한 감정이다.

프랑스 태생의 세계적인 감독 로만 폴란스키는 1977년 LA에서 13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으나 폴란드로 달아나 계속 영화를 찍는 가운데 2002년 폴란드에서 만든 ‘피아니스트’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으며 거장으로 인정받았지만 미국은 40년 동안 그를 수배자 명단에 올렸다. 폴란드 경찰은 결국 얼마 전 그를 체포한 뒤 미국으로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쓴 소설 ‘롤리타’는 영화 역사상 항상 선두에서 거론돼온 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영화로 만들 정도로 대중 사이에서 화제가 돼온 신드롬 중 하나다. 꼭 아동성애가 아니더라도 대다수의 나이 든 남자가 젊은 여자에 대해 환상을 품는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만약 홍 감독이 총각이었거나 최소한 이혼을 한 상태라면 질시를 감춘 질타에 시달리는 게 아니라 노골적인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을 것이다. 김민희는 순수한 사랑을 향한 용기에 대한 극찬의 박수갈채를 받았을 것이다.

세상만사는 타이밍과 시각이 중요하다. 홍 감독과 김민희에게 여론의 뭇매를 두들기는 수많은 대중도 그걸 잘 알 것이다. 사랑이란 게 의지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도 잘 알 것이다. 두 사람이 영화를 찍으면서 갑자기 혹은 그 과정을 거치면서 사랑에 빠질 수는 있다. 감정과 이성은 원수지간이다.

그렇게 감정이 먼저 앞서갔다면 ‘어른’이자 불륜의 주체로 의심받는 홍 감독은 이성을 발진시켜야 했었다. 아내에게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고 이혼을 한 뒤 본격적인 교제를 하든지, 아니면 이성에 힘을 실어 감정을 억누르는 데 주력했어야 했다. 사랑은 꼭 소유하는 게 완성은 아니다.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진정한 사랑이다. 정녕 사랑한다면 아직 인생경험이 적고 결혼경험도 없는 김민희가 여배우로서, 또 한 여자로서 최대의 고비를 맞게 만들면서까지 곁에 두는 게 옳았을까? 답은 시간이 줄 것이다. 물론 불륜설이 사실이라는 전제하에서다./osenstar@osen.co.kr

[칼럼니스트]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