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대업’ 오승환 농담, “기계가 과열된 듯”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22 06: 03

더블헤더에서 모두 세이브를 따내며 팀의 수호신 면모를 과시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농담과 함께 시즌 3·4세이브를 자축했다. 현지 언론도 오승환의 강한 구위에 감탄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오승환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더블헤더에서 모두 세이브를 따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20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더블헤더가 성사됐는데, 오승환은 첫 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 퍼펙트(15구)로 시즌 세 번째 세이브를 따낸 것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도 1이닝을 공 10개로 가볍게 정리하며 네 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세인트루이스 팀 역사에서 더블헤더 2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2004년 8월 21일 피츠버그전에서의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이 마지막이었다. 더블헤더가 자주 열리지 않는데다, 두 경기 모두 세이브 요건이 찾아오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첫 경기에서의 투구수에 기본적인 선수의 컨디션까지 중요해 여러모로 까다로운 요건이다. 이를 오승환이 충족시키며 팀으로서는 12년 만의 진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베이스볼 위클리’ 또한 “오승환이 더블헤더 두 경기 모두를 마무리했다. 이는 그의 프로 경력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두 번째 경기에서 그는 스피드건에 96마일과 97마일을 찍었다. 이는 그의 올 시즌 최고 구속”이라고 놀라워했다. 실제 오승환은 기존 자신의 최고 구속인 95마일 안팎을 넘어서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며 2경기 등판의 후유증을 이겨냈다.
오승환은 이에 대해 “아마도 기계가 과열돼 문제가 생긴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오승환은 “(이전 등판과) 크게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다”라면서 “두 번째 경기에서는 좀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결과는 모두 좋았다. 매우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베이스볼 위클리’는 “오승환이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등판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일 다시 던질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라면서 체력에 대한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무리로 보직을 옮긴 뒤 생각보다 세이브 기회가 많지 않았던 오승환이 강렬한 더블헤더 세이브와 함께 팀 수호신 입지를 굳히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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