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3위’ 오승환, 명실상부 MLB 특급 불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23 05: 39

fWAR 리그 불펜 투수 중 3위
세부 지표 빼어나, 특급 칭호 붙는다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자리를 꿰차며 순항하고 있는 오승환(34)의 중간 위치는 어디쯤일까.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록은 오승환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특급 대열에 들 만한 불펜 요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승환은 자신의 MLB 첫 시즌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화려한 성적을 내고 있다. 22일까지 48경기에 나가 48⅓이닝을 던지며 2승1패4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1.68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뿐만 아니라 피안타율 등 세부 지표에서도 모두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수치를 보면 일본프로야구에서의 지난 2년간 기록보다도 더 좋다. 오승환의 ‘진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다.
이런 오승환은 비교적 객관적 잣대라고 할 수 있는 기록에서 이미 MLB 특급 대열에 올라섰다. 단적으로 대중적인 활용도를 가진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벌써 1.6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가치로 환산하면 연봉 1000만 달러가 넘는다.
이는 MLB 불펜 선수 중 3위에 해당되는 특급 성적이다. 오승환보다 더 나은 WAR을 기록 중인 불펜 투수는 델린 베탄시스(뉴욕 양키스·2.3), 켄리 잰슨(LA 다저스·2.2) 뿐이다. 앤드류 밀러(뉴욕 양키스·1.5), 켈빈 에레라(캔자스시티·1.5), 잭 브리튼(볼티모어·1.5)과 같이 이름만 들어도 공포감을 느끼는 불펜 투수들의 WAR보다 오히려 더 높다.
불펜 투수들을 평가하는 다른 주요 기록에서도 오승환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다. 이닝소화(48⅓이닝)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를 통틀어 리그 전체 10위다. 이하 40이닝 이상을 소화한 불펜투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자책점은 리그 6위,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은 리그 3위(1.60), 9이닝당 탈삼진 개수(12.10개)는 리그 5위다. 탈삼진/볼넷(5.00)은 리그 8위다.
셋업맨 및 마무리투수는 홈런을 비롯한 장타를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오승환은 9이닝당 피홈런(0.19개)에서 리그 3위, 홈런/플라이볼 비율(2.2%)은 리그 4위다. 반대로 타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삼진 비율이 높으면 좋은데 오승환(34.2%)은 리그 5위다. 피안타율(.159)은 리그 7위, 이닝당출루허용률(0.85)도 역시 리그 7위다. 모든 지표가 10위 안이다.
물론 좀 더 세부적으로 따지면 강한 타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 장타 위험성이 높아지는 뜬공 비율이 많은 점은 있다. 이 수치가 앞으로 성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오승환은 지금까지 자신의 구위로 이를 억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헛스윙률(17.8%)이 리그 3위인 것도 이를 증명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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