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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승부조작에 보다 강력한 징계 조치가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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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경수)는 지난 7월 21일 “2015 KBO리그 4경기에서 유명 투수가 브로커와 결탁해 승부조작을 해 프로야구선수 2명, 브로커 1명, 불법스포츠도박베팅방 운영자 등 총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승부 조작을 제의한 용의자는 넥센 외야수 출신 문우람(24. 상무)으로 직접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브로커A씨(36)와 선수 사이에서 금품을 전달하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이를 실행한 선수는 NC의 유망 선발 투수 이태양(23)입니다.

브로커 A씨는 수익금 중 5000만원을 받아 이태양에게 현금 2000만원, 문우람에게 시가 600만원 상당의 고급시계와 명품의류 등 합계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했습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태양과 문우람의 승부조작 사실이 밝혀지자 지난 22일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오는 8월 12일까지 3주 동안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의 자진신고를 받겠다"며 "해당기간 동안 자진 신고한 당사자에 대해서는 영구실격 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서 2~3년간 관찰기간을 두고 추후 복귀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감경해주며, 신고 또는 제보자에게는 포상금(최대 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KIA 투수 유창식(24)이 지난 22일 구단을 통해 과거 자신의 승부조작 가담을 털어놨습니다. '한화 소속 시절인 2014년 4월 1일 홈 개막전이던 대전 삼성전에서 1회 초 3번 타자 박석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는 게 고백의 내용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전달 받은 KBO는 경기북부경찰청에 이를 알렸습니다. 유창식은 25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으러 경찰청에 출두했습니다. 이 조사 과정에서 유창식은 기존 자백과 다르게 한 차례 더 승부조작이 있었음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가로 자백한 유창식의 승부조작 경기는 2014년 4월 19일 대전에서 열린 LG전이었습니다.

유창식은 당시 1회초 2사 후 LG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을 상대로 볼넷을 내줬습니다. 당시 볼 두 개를 먼저 내준 뒤 스트라이크 한 개를 잡고, 연이어 볼 두 개를 내주며 볼넷을 허용했습니다.

자진 신고 당시 500만원을 받았다는 고백과 다르게 유창식은 첫 승부조작 사례에서 200만 원, 두 번째 승부조작에서 100만 원을 받았다고 다르게 추가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O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자진 신고한 KIA 유창식에게 참가활동 정지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향후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유창식에게 적절한 제재를 부과할 방침입니다.

지난 21일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된 이태양(전 NC)과 동일한 혐의로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문우람(넥센), 해외원정 도박으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안지만(전 삼성)에 이어 네 번째 참가활동 정지 징계가 내려진 것입니다.

참가 활동 정지 제재는 일체의 구단 활동에 참가할 수 없게 되며, 해당기간 동안 보수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혐의 사실이 들어날 경우 2012년 박현준·김성현의 영구 추방에 준하는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 스포츠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될 승부조작은 프로야구에서는 그동안 2012년과 이번에 두차례 발생했습니다. 조작 사건이 발생하면 선수 개인에게 중징계가 부과되지만 해당 구단이나 지도자는 사과의 말로 끝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요미우리 구단은 지난 3월 8일 구보 히로시 사장이 요미우리 신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속 선수인 다카키 교스케(26) 투수가 야구 도박 베팅에 관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카키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5월 사이 열린 일본프로야구 8~9경기에 직접 베팅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로써 작년 10월 이후 야구 도박 관여가 드러난 요미우리 선수는 4명으로 늘었습니다. 앞서 적발된 후쿠다 사토시, 가사하라 쇼키, 마쓰모토 류야 등 투수 3명은 무기 실격 처분을 받고 야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됐습니다.

그리고 요미우리 구단은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와타나베 쓰네오 구단 최고 고문, 시라이시 고지로 구단주, 모모이 쓰네카즈 회장 등이 사임한다는 의향을 밝혀 도박 베팅에 대해 구단주와 대표까지 자진 사퇴하는 강한 문책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프로 선수들의 승부조작이나 도박은 야구만이 아니라 축구에서도 전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프로축구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는 '심판 매수' 스캔들로 창단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부산지검은 지난 5월 전북 스카우터 차아무개씨가 심판 2명에게 경기 때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이들을 모두 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들은 2013년 두세 차례에 걸쳐 경기당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작년 경남FC의 심판 매수 사건이 일어나자 강력한 징계 조치를 내렸습니다. 연맹은 안종복 전 경남FC 대표가 2013∼2014년 K리그 심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자 경남FC에 7000만원의 벌과금을 부과하고, 2016시즌 승점 10점을 감점키로 하는 등 강력한 징계를 내렸습니다.

승점 감점은 K리그 사상 처음 나온 중징계입니다. 또 심판 3명 및 안종복 전 대표이사 등이 다시는 K리그에서 활동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전북은 심판 매수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하기는 했지만, 사건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해당 스카우터 개인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인한 과실'로 선긋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심판 매수 라는 중대‘꼬리 자르기’라는 여론도 있어 강등 조치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2006년 이탈리아 축구계는 대규모 승부조작 스캔들로 국제 축구계가 뒤집어졌습니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벌어진 대규모 심판 매수 승부조작 사건으로 최고 명문 구단은 이탈리아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3부리그(세리에C) 강등'이라는 강력한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유벤투스가 강하게 반발하자 조정을 거쳐 '2부리그(세리에B) 강등 후 승점 9점 삭감, 승부조작 당해 시즌과 그 다음 시즌의 우승 박탈'이라는 최종 징계가 확정됐습니다. 함께 연루된 AC 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레지나 칼초 등도 강등은 면했지만 경중에 따라 승점 삭감의 처벌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KBO 리그도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중징계 규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OSEN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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