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뒤늦게 전한 말 "광현이형 고마워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7.28 05: 49

SK 신형 거포 김동엽, 데뷔 첫 홈런 신고  
'캠프 룸메이트' 김광현에 뒤늦은 고마움
"광현이형 고마워요". 

SK 신인 외야수 김동엽(26)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2회 에릭 서캠프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6회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까지 터뜨려 데뷔 첫 홈런에 5타점 경기로 SK의 승리 히어로가 됐다. 
경기 후 숙소로 돌아온 김동엽은 첫 홈런에 쏟아지는 축하 메시지를 확인하곤 깜짝 놀랐다. 그는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았을 때보다 많은 연락이 왔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메시지는 처음이었다.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들에 지인들까지 축하를 해줘 정신이 없었다"고 첫 홈런의 밤을 돌아봤다. 
프로 입단 후 최고의 활약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김동엽이지만 의도치 않게 빼먹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군에 있는 에이스 김광현(28)이었다. 김동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짧게 김광현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지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다. 
김동엽은 "광현이형도 축하 전화를 해줬는데 '왜 고마운 사람에 나는 없냐'고 하더라"며 웃은 뒤 "광현이형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룸메이트를 하면서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다. 광현이형이 후배들에게 잘해주는데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고마워했다. 정신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 투수에게 직접 수싸움 조언도 받았다. 
실제로 김광현은 지난 2월2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김동엽이 첫 홈런을 터뜨리자 누구보다 크게 기뻐하며 관중석에서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후배 기를 살려주기 위한 오버액션이었다.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 빠진 사이 후배 김동엽이 정규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고, 김광현도 멀리서나마 짓궂은 농담으로 축하를 전했다. 
고교 시절 2년간 일본에서 야구 유학을 거쳐 북일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김동엽은 그러나 어깨 부상 탓에 메이저리거 꿈은 이루지 못했다. 2013년 6월 귀국한 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SK에 지명 받았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SK에서 캠프 때 압도적 파워에서 나오는 장거리포로 주목받았다. 
김동엽은 "미국에 있을 때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힘을 키웠다. 지금은 시즌 중이라 일주일에 3번 정도 하고 있다"며 "삼진을 먹더라도 자신 있는 스윙을 하려 한다. 2군에서도 초반에는 삼진이 많았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공을 골라내며 삼진 개수를 줄였다. 감독님도 삼진 걱정하지 말고 자신 있게 스윙하라고 주문하신다"며 거포로서의 장점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첫 홈런 다음날인 27일 한화전에서도 김동엽은 5회 장민재에게서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내며 3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SK 김용희 감독은 "첫 홈런이 김동엽에게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며 선수가 커가는 것이다. 삼진을 두려워 말고 자신 있게 자기 스윙을 하면 된다"며 앞으로 김동엽이 펼칠 잠재력에 기대를 표했다. 신형 거포의 비상이 이제 막 시작됐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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