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승부조작 사태] ④ 의식개혁, 선수들의 생각을 바꿔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7.30 05: 55

야구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승부조작 사태가 또 다시 불거진 가운데 야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 전체가 위기감에 빠져 있다. 이번에야 말로 악의 뿌리를 뽑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했다. OSEN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프로 의식이 없다'. 
KBO리그를 충격과 불신의 시대에 빠뜨린 승부조작 사태의 본질적 문제는 결국 선수들의 의식에 있다. 이미 4년 전 전도유망한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으로 영구 추방된 사건이 있었지만 이후로도 달라진 게 없었다. 올해 이태양과 유창식의 승부조작 사건이 재발하면서 선수들의 의식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란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승부조작 사태의 이면에는 야구뿐만 아니라 프로 스포츠 전체에 만연해 있는 스폰서 문화에서 기인한다. 프로 선수들의 유명세에 접근한 '아는 형님'들이 공짜로 향응을 제공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선수들은 쉽게 넘어간다. 여기서 검은 유혹이 시작돼 승부조작으로 번진다. 
한 스타급 베테랑 선수는 "야구로 유명세를 타고 난 뒤 여기저기서 접근해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 한두 번은 그러한 자리들이 싫지 않았지만 갈수록 뭔가 불편해져서 연락을 끊었다"며 "여러 선수들이 유혹을 받을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의식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다. 리그와 구단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철저한 교육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4년 전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뒤에도 KBO 차원에서 부정방지를 위한 교육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KBO 차원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KBO 관계자는 "그동안 부정방지 및 윤리교육을 시범경기 기간 1군 선수들, 시즌 중 퓨처스리그 선수들에게 실시했고, 선수협 총회 때 전문 강사를 파견해서 총 3번 실시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2번을 받았는데 그것을 4번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시즌 개막 이전, 시즌 중 상하반기, 시즌 종료 후로 나눠 실시한다. 
지금까지 현직검사 및 스포츠토토 감사팀에서 교육을 실시했지만 법무부 소속 전문가들로 강화할 예정. 실효성 있는 교육을 위해 교육이수인증 제도를 도입, 이수하지 못한 자에 대해 경기 출전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KBO 관계자는 "그동안 호텔에서 선수단 교육을 실시했지만 참석선수의 서명만 받았지 강제성은 없었다. 이제는 참석 여부를 철저하게 체크해 안 나온 선수는 제재를 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BO는 "정부 당국과 연계해 전담강사 파견 및 맞춤형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며 "승부조작이나 도박 등 부정행위 처벌규정 및 신고자 포상제도 고지문을 덕아웃과 라커룸에 게시하고, 선수단 윤리강령을 제정하여 도박, 금품 및 향응수수, 인종차별, 가정폭력, 성폭력, 음주운전 등에 대한 심각성을 선수들이 상시 인식하게 할 것이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한 프로 입단 이전 때부터 제대로 된 의식을 심어놓기 위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리틀야구연맹 등과 연계해서 아마추어 선수 대상으로도 윤리 교육을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인격 형성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부터 부정 방지의 중요성을 반복한다. 
선수협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을 약속했다. 선수협은 "아직 프로의식을 갖지 못한 선수들이 직업윤리와 책임의식 없이 물질적 욕구만 추구하고 야구팬들과 야구의 중요성을 외면했다"며 "검은 유혹의 온상인 스폰서 문화의 현실을 선수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알렸다.
구단들도 자체적으로 전문 강사를 통해 사회적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의식과 교육을 강화할뿐만 아니라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감시 활동을 할 움직임도 있다. 검은 유혹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에는 선수들이 의식 개혁이 최우선이기에 리그와 구단이 교육 강화를 위해 합심해야 할 때이다. /waw@osen.co.kr
[사진] 박현준-김성현-유창식-이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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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승부조작 사태] ③'검은 유혹'은 멀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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