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과 헌신' 심수창 승리가 더 빛나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7.31 05: 57

심수창, 30일 두산전서 5년만에 선발승  
개인 욕심 버리고 무심으로 팀에 헌신
한화 투수 심수창(35)이 뭔가를 해내면 영화나 드라마처럼 보인다. 잘생긴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무심과 헌신으로 무장한 심수창의 절실함이 그를 더 빛나게 한다. 

지난 30일 잠실 두산전, 심수창은 한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넥센 시절이었던 지난 2011년 8월27일 목동 롯데전 이후 1799일 만에 선발승을 거둔 것이다. 5⅓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 깜짝 호투를 펼쳤고, 10-9 진땀 승으로 마무리되는 순간 그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한 때 개인 18연패를 당할 정도로 심수창은 오랜 기간 '불운'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한화에 와서도 시즌 초반 선발로 나올 때 불펜이 승리를 날리거나 4회 무실점 중 연속 안타 직후 퀵후크 강판되는 불운이 따랐다. 그래도 심수창은 "이제는 무심이다. 18연패를 할 때도 있었지만 불운이 아니라 내가 제대로 못한 것이다"며 기록 자체에는 의미를 두지 않았다. 
무심으로 마음을 비우며 매 순간에 집중했고, 이날 예상 못한 호투로 5년 만에 선발승 감격을 누렸다. 경기 후에도 심수창은 "선발승이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다"면서 "욕심을 내지는 않았다. 공을 던지면서 점수를 줘도 많이 안 주려고 했고, 승리 요건이 생기면서 꼭 이겼으면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심수창의 선발승이 더욱 의미 있는 건 전날 구원으로 1⅔이닝 23구를 던지고 곧장 선발로 나섰기 때문. 송은범과 윤규진의 부상 이탈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났고, 김성근 감독은 29일 경기 후에야 심수창을 선발로 낙점했다. 갑작스런 등판에도 5⅓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최대한 오래 버텨줬다. 
심수창은 "우리 불펜투수들이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오래 버티고 싶었다"고 했다. 심수창 역시 대부분은 구원으로 던지고 있지만, 이날처럼 팀이 필요로 할 때는 선발로도 나선다. 투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고정되지 않은 보직과 역할인데 심수창은 어느 역할이든 주어진 상황에 충실히 한다. 
심수창은 한화에 올 때부터 마음의 짐을 안고 있었다. FA 이적 당시 그의 영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고, 심수창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마다하지 않았다. 팀이 크게 지고 있을 때 투수가 부족하자 직접 등판을 자청할 정도로 헌신할 준비가 되어있다. 
한화 관계자는 "심수창은 잘생긴 얼굴 때문에 개인 성향이 강할 줄 알았는데 같은 팀에서 보니 전혀 아니다. 진국이다. 팀을 생각하는 마음도 누구보다 크다"고 귀띔했다. 무심과 헌신으로 무장한 심수창, 5년만의 선발승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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