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건강해라" 오재영, 오주원으로 개명한 사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8.13 06: 00

넥센 히어로즈 좌완 투수 오재영은 13일 잠실 두산전부터 새 이름이 쓰여진 유니폼을 입는다.
오재영은 최근 오주원으로의 법원 개명 절차를 마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명 변경을 신청했다. 13일부터 새 이름이 적용되면서 이날 경기부터 오주원이라는 이름을 달게 됐다. KBO 홈페이지에도 이름 변경이 완료됐다. 그의 숨은 병력과 부모님의 사랑이 담긴 개명이다.
오주원은 지난해 말 급작스레 찾아온 큰 통증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졌다. 많은 검사를 해본 끝에 어렵게 찾은 병명은 강직성 척추염.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나는 유전병이자 난치병으로 20대 초반에서 30대까지의 남자들에게 발병하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다. 발목, 허리 등 관절 부위의 통증이 주된 증상이다.

2004년 입단해 10승(9패)을 거두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오주원은 2005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갑작스레 생긴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뛰지 못했다. 미국에서도 검사를 받아보는 등 백방으로 원인을 수소문했지만 그때는 병명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특정 피검사를 통해서만 원인을 알 수 있어 찾아내기가 어려웠던 것.
2014년에는 발목 통증이 그를 괴롭혔다. 그때도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부진'이라는 꼬리표에도 제대로 설명을 할 수 없었다. 후반기 복귀한 뒤 포스트시즌에서 3선발 역할을 맡아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이미 면역 수치가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면서 염증 수치가 올라갔다. 이후 몇 차례 전조 증상 끝에 지난해 겨울 통증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병상에서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고통을 겪은 오주원은 두 달에 걸친 갖가지 검사 끝에 제대로 된 자신의 병명을 알게 됐다. 그리고 힘든 치료 끝에 다시 마운드로 돌아와 올해 팀의 마운드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제 체계적인 관리 속에 정상적인 선수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병세가 호전됐지만 그의 치료를 바라본 부모님의 마음은 크게 아팠을 터. 오주원은 12일 "부모님이 그동안 개명을 생각하시다가 이번에 아픈 걸 보시면서 '야구보다 건강한 게 우선이다. 그만 아프고 건강하라'는 뜻으로 개명을 권유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오재영'이라는 이름을 달고 프로 생활을 한 13년 동안 수없이 찾아온 아픔을 참고 견뎠다. 아프지 않고 건강히 마운드에 서길 바라는 부모님의 염원을 담아, 이제 '오주원'이라는 새 이름으로 꾸준히 활약하길 기대해본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