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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보는 권혁, 부상은 예견된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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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 제외  
2년간 기록적 투구, 피할 수 없는 부상

[OSEN=이상학 기자]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한화 불펜 에이스 권혁(33)이 이적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24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1군에서 빠진 것이다. 지난 2년간 엄청난 등판 일정에도 권혁은 쓰러지지 않았다. 지난해 6월 허리 통증, 2주 전에는 편두통으로 하루 이틀 짧게 쉰 적은 있어도 엔트리 말소는 없었다. 권혁은 "스스로 쉬고 싶다고 한 적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성실파였지만 혹사 앞에 장사 없었다. 지난 2년 동안 쌓인 기록은 권혁의 부상이 예견된 재앙이란 것을 잘 보여준다. 

▲ 144G 207⅓이닝 3752구
지난 2014년 11월 권혁이 삼성을 떠나 한화로 FA 이적한 이유는 하나였다. "삼성에서 2년간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다. 어깨도 굉장히 싱싱하고, 많이 던지고 싶다. 최대한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는 게 이적 당시 권혁의 말이었다. 한화 이적 후 2년간 권혁은 원없이 던지고 또 던졌다. 소원 성취했지만 이 정도로 많이 던질 줄 몰랐을 것이다. 

2년간 권혁은 144경기에서 207⅓이닝을 소화했다. 리그 최다경기 등판으로 순수 구원투수로는 가장 많은 이닝이다. 한화가 치른 256경기 중 56.3%의 출석률을 찍은 권혁의 207⅓이닝은 같은 기간 리그 전체 21위 기록. 투구수 상위 50명 중 선발등판이 없는 유일한 투수가 권혁이다. 이 기간 권혁은 무려 3752개의 공을 뿌렸다. 이 역시 21위로 선발에 버금간다. 

▲ 연투 34번, 2+이닝 46경기
구원투수의 덕목은 연투 능력이다. 지난 2년간 권혁의 연투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지난해 2연투 12번, 3연투 8번으로 20번의 연투를 했다. 올해도 2연투 10번, 3연투 4번으로 14번 연투가 있었다. 2년간 2연투 22번과 3연투 12번으로 34번의 연투를 소화했다. 같은 기간 같은 팀 박정진의 41번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박정진은 2연투 32번, 3연투 8번, 4연투 1번 있었다. 

하지만 권혁은 구원 2이닝 이상 투구로는 박정진을 훨씬 능가한다. 지난해 2이닝 이상 투구가 총 27경기인데 그 중 3경기가 3이닝이었다. 올해도 2이닝 이상 투구가 19경기 있는데 3이닝 투구가 4경기 포함돼 있다. 즉 2년간 2이닝 이상 투구가 무려 46경기였고, 3이닝 투구도 7경기나 들어있다. 50구 이상 투구도 6경기 있었다. 그 누구보다 자주 나오고 많이 던진 것이다. 

▲ 5점차 이상 22이닝 355구
3년째 지속되고 있는 타고투저 시대는 벤치에 언제든 역전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게 한다. 그 두려움이 지나치게 표출된 것이 바로 큰 점수차 리드에서 권혁 투입이었다. 가끔 등판이 뜸할 때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 올라간 적은 있었지만, 그보다 혹시라도 역전될지 모른다는 소극적인 마운드 운용이 권혁의 과사용으로 이어졌다. 5점차 이상 리드 상황에서 기록이 말한다. 

권혁은 지난해 5점차 이상 상황에서 10경기에 나와 10⅔이닝 175구를 던졌다. 올해도 7경기에서 11⅓이닝 180구로 큰 점수차에 힘을 소모했다. 2년간 5점차 이상 리드 상황에만 17경기 22이닝 355구. 그 중에는 10점차 이상 리드 상황도 2경기 있었다. 크게 리드하고 있을 때라도 권혁을 아꼈다면 지금보다 조금이나마 부담이 덜했을 것이다. 아무리 타고투저 시대라고 하지만 5점차 리드가 뒤집힌 것은 최근 2년 총 1282경기 중 30경기로 2.3%에 불과하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격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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