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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마운드 베테랑, 김성배의 미안함과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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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서 8.80이던 ERA 두산 이적 후 3.29로 준수

정재훈 향한 미안함, 후배들 앞에서는 책임감으로

[OSEN=조인식 기자] 두산 베어스 불펜의 맏형 김성배(35)가 위치에 맞는 책임감으로 마운드를 이끈다.

그가 김동한과 트레이드되어 롯데에서 두산으로 올 때만 하더라도 셋업맨 정재훈-마무리 이현승 조합은 확고했다. 하지만 그가 온 뒤 정재훈이 부상을 당하고 이현승마저 잠시 자리를 비우면서 처음 예상보다 비중이 더 커졌다. 1군 투수진의 맏형이 된 그는 이적 후 12경기에서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준수한 피칭을 하고 있다.

25일 잠실에서 롯데전을 앞두고 있던 그에게 두산에 돌아와 세이브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냐는 질문을 건네자 “전혀 못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성배는 “(정)재훈이가 (부상으로) 나가고 (이)현승이까지 빠지면서 젊은 투수들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승이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질 때) 얼른 돌아갈 테니 그때까지 잘 하고 있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마무리와 셋업맨이 동시에 빠진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김성배는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만이 자기가 할 일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두산 불펜이 베테랑 정재훈과 이현승을 잃었을 때 김성배는 후배들을 돌아봤다. 그는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잡혀있어야 한다”며 젊은 투수들이 좋은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표현했다.

이를 위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성배는 “(김)강률이나 (진)야곱이, (이)현호 등 젊은 투수들이 좋은 공을 던진다. 좋은 공을 가지고 있으니 네가 최고라고 생각하라고 평소에 말해준다. 그리고 스트라이크가 될 때와 볼이 될 때의 차이가 많은데, 볼넷이나 안타나 똑같다는 현실적인 얘기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롯데에서 15경기에서 8.80이었던 평균자책점이 두산에 와서 크게 낮아진 것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점차 완성 중인 투심 패스트볼 활용에 따른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롯데에 있을 때) 투심이 손에 익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우타자 몸쪽 승부를 잘 하지 못해서 타자들이 바깥쪽만 노리는 것 같아 익혔다. 롯데에서부터 시도해봤는데 그땐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롯데에 있을 때, 그리고 두산에 온 뒤 성적 편차가 있는 이유가 트레이드 이전에 투심을 가다듬다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냐고 다시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한 뒤 “일부러 못한 것은 아니다. 롯데에서도 잘하고 싶었는데 안 된 것뿐이다”라는 말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금은 1위 팀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라며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후배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이 책임감이라면, 친구인 정재훈(2003년 두산 입단 동기)에게 드는 감정은 미안함이다. 그는 정재훈의 부상 상황을 떠올리며 “미안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내가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했으면 재훈이가 올라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다치고 난 뒤에 전화로 ‘나 때문에 다쳐서 미안하다’라고 했다. 재훈이는 ‘아니다. 내가 피하지 못했다’라고 하더라”라고 말을 이었다.

정재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다는 마음도 미안함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성배는 전보다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냐는 질문에 “그런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재훈이가 있어서 힘이 됐는데 빠졌으니 나라도 괜찮다면 조금이라도 그 자리를 채우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표현했다.

돌아온 친정에서 그는 첫 우승도 경험해보고 싶다. “잘 만들어진 팀에 들어왔다”고 말한 김성배는 “두산의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뛰고 있으니 그 일원으로 좋은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는 말로 우승에 대한 강한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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