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몫까지…" 위기 속 한화 투수들의 의기투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27 06: 00

한화, 권혁 이탈로 나머지 투수 부담 가중  
최고참 박정진, "권혁 몫까지 더 힘낼 것"
최근 2년간 한화 마운드의 절대 존재는 권혁(33)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운드에 오르고 또 오른 권혁은 2년간 총 144경기에서 무려 207⅓이닝을 소화했다. 그 결과 팔꿈치 염증으로 경미한 통증이 발생했고, 지난 24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화 투수들도 권혁의 공백을 느낀다. 한화 최고참 투수 박정진은 "혁이가 빠진 상황에서 나뿐만 아니라 전체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건 사실이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혁이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럴수록 (심)수창이, (송)창식이와 함께 고참들이 후배들을 다독이며 힘내보려 한다"고 말했다. 
큰형님답게 박정진이 몸소 보여줬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박정진이 권혁의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이전처럼 빠르게 쓸 수 없고, 아껴놓았다가 중요할 때 쓰겠다"고 밝혔다. 박정진은 지난 26일 대전 NC전에서 7-4로 리드한 6회 1사 1루에 투입돼 2⅔이닝 6탈삼진 무실점 노히트 투구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박정진은 "솔직히 혁이가 빠지게 됨에 따라 조금 더 집중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올해 개인적으로 그렇게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혁이 몫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혁이가 다시 올라올 때까지 더 집중하려 노력할 것이다. 혁이에게도 그동안 많이 던졌으니 열흘간 관리 잘하고 쉬다 오라 했다"고 말했다. 
권혁의 빈자리는 불펜투수들만 느끼는 게 아니다. 선발투수들도 권혁의 공백을 실감한다. 이전 같았으면 경기 초반 조금이라도 흔들렸다면 바로 교체됐을 테지만, 지금 한화 사정에 그럴 수 없다. 최대한 버티고 버텨서 불펜으로 넘겨야 한다. 윤규진은 최근 2경기에서 초반 실점으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5⅓이닝을 던지며 버틴 덕분에 팀도 개인도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26일 NC전에서 윤규진은 데뷔 후 개인 최다인 116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 후 윤규진은 "지금 혁이형도 빠졌고, 우리 불펜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려있다. 선발투수로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 내가 중간을 해봐서 그 부담을 잘 알고 있다"며 책임의식을 보였다. 
그동안 권혁의 비중이 워낙 컸기 때문에 어느 누구 한 명이 쉽게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십시일반의 힘으로 함께 뭉쳐서 극복해야 한다. 최고참 박정진을 중심으로 한화 투수진 전체가 권혁의 몫까지 하기 위해 제대로 의기투합하고 있다. 위기 속 한화 투수들의 결연함이 묘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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