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양현종 8승과 KIA 연승 이끈 명품 견제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8.27 21: 04

수비 하나의 힘을 일깨워준 한판이었다. 
KIA는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15차전에서 선발 양현종과 소방수 임창용의 호투와 홈런 3개로 뽑은 5점을 잘 지켜 5-3으로 승리했다. 3연승과 함께 4위에 올랐다. 3회초 승부처에서 대량 실점을 막은 것이 승인으로 이어졌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초반 쾌투와 함께 1회 1점, 2회 2점을 뽑아 3-0으로 여유있게 앞서갔다. 그러나 3회초 양현종이 흔들렸다. 1사후 오재원 2루타에 이어 김재호에게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박건우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다음타자는 허경민. 상위 타순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한 승부처였다. 안타가 나오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허경민을 상대로 초구를 던진 양현종은 돌연 1루에 빠른 견제구를 던졌다. 1루수 브렛 필이 잡아 태그를 먼저했고 아웃이 됐다. 
1사 1,2루에서 KIA 야수들은 주자 뒷쪽에 포진하는 깊은 수비를 했다. 그러나 양현종의 견제 직전 필이 잽싸게 1루로 돌아들어왔고 정확한 타이밍에 송구를 잡고 아웃으로 이었다. 상대 주자의 허를 찌르는 일종의 변칙 수비 포메이션이었다.
통상적으로 1사 혹은 2사 1,2루에서 1루 주자는 견제대상이 되지 않는다. 수비수들이 뒤로 물러나기 때문에 주자들은 리드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을 노린 변칙 수비라고 볼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이런 수비 포메이션을 포함해 여러개의 공수에서 작전을 익혀놓고 시즌에 써먹는다. 
이런 수비작전은 포수의 사인을 중심으로 투수와 수비수의 호흡이 모두 맞아야 한다. 장면에서 세 선수의 호흡이 절묘하게 맞았다. 이후 양현종은 허경민에게 볼넷, 민병헌에게 2루타를 맞고 추가실점했지만 1점으로 막았다. 만일 아웃카운트 하나가 끼여있지 않았다면 유난히 응집력이 강한 두산 타선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을 수도 있었다. 
결국 양현종은 3회 위기를 넘으면서 급속도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후 6회까지 위력적인 볼을 뿌리며 두산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7회 1사후 솔로포를 맞고 강판했지만 3회의 수비 하나가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잘 준비한 수비 하나가 양현종이 호투와 3연승의 발판이 되었다.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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