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못하면 끝" 김태균, 후반기 대폭발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28 05: 59

김태균, 7월 이후 1루수→지명타자 전업  
후반기 타율·안타·타점·출루율·OPS 1위
잘 쳐도 너무 잘 친다. 한화 김태균(34)이 후반기 들어 무서운 뒷심으로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타격감으로 한화의 5강 희망을 살리고 있다. 

김태균은 그동안 전반기를 뜨겁게 장식한 뒤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그래프를 그려왔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2년의 일본 진출 기간을 뺀 7시즌 합산 기록을 보면 전반기 타율 3할4푼3리 OPS 1.038로 활약했지만 후반기에는 타율 3할9리 OPS .889로 하락세를 보였다. 후반기 성적도 수준급이었지만 전반기에 비하면 늘 모자랐다. 
그런데 올해는 그 반대다. 전반기 81경기에서 타율 3할2푼8리 96안타 7홈런 54타점 출루율 4할5푼4리 장타율 4할7푼1리 OPS .925를 기록한 김태균은 후반기 34경기에서 타율 4할1푼9리 52안타 7홈런 45타점 출루율 5할3리 장타율 6할7푼7리 OPS 1.180으로 무섭게 폭발하고 있다. 
후반기 리그 유일의 4할대 타자로 이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태균은 타율 외에도 안타·타점·출루율·OPS까지 1위를 휩쓸고 있다. 후반기 장타율도 당당히 4위. 어느새 시즌 전체 성적도 타율 3위(.355), 타점 5위(99개), 안타 4위(148개), 출루율 1위(.468), OPS 6위(1.000)로 정상급이다.
김태균은 뜨거운 후반기에 대해 "타격감이 특별히 좋거나 기술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 지금은 매 경기가 중요하고, 한 타석마다 더 집중하고 있다. 앞에서 근우·용규·광민이에 회성이까지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니 더 집중한다. 어떻게든 그 찬스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니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기술적인 완성도가 최고 수준인 김태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올 시즌 후반기 김태균이 뜨거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솔직히 지명타자로 나가며 체력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게 진짜 크다. 체력이 약해서 그런가 보다"며 웃은 뒤 "이전보다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의 1루수 선발출장은 지난 6월30일 고척 넥센전이 마지막으로 7월부터는 지명타자로만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수원 kt전에서 수비 위치 이동에 따라 지명타자에서 1루 수비를 1이닝 본 것이 전부. 허리 통증 때문에 윌린 로사리오에게 잠시 넘긴 1루 자리를 뒤로 하고 지명타자로 고정됐다. 무더운 후반기에 수비 부담을 덜고 타격에 집중하며 장점을 극대화했다. 
김태균은 "내가 수비를 못해서 1루수로 잘린 것이다"는 표현을 썼다. 그 역시 나이의 흐름에 따라 지명타자로 포지션 전환의 시기가 오고 있다. 이에 대해 말을 아낀 김태균이지만 "지명타자는 (선수로서) 마지막이란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못하면 잘리는 것이다.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신의 한 수가 된 지명타자 김태균이 후반기를 지배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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