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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첫 우승' 김예진, 캐디 아빠-생일-길몽 '스토리텔링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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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김예진(21, 요진건설)이 특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자신의 생일날 올린 값진 우승이었고 캐디로 나선 아빠의 애정이 부른 실수 에피소드가 깔렸으며, 우승을 예감한 어머니의 길몽까지 전해져 풍성한 이야기들이 함께 했다. 무엇보다 우승소감에서는 '효녀' 김예진의 따뜻한 마음도 함께 느껴졌다. 데뷔 첫 우승의 기록 이면에 뒤따르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우승 사실 이상으로 훈훈한 스토리가 돼 KLPGA를 살찌운다.  

김예진은 28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 6634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6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마지막 4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 보기 3개, 버디 3개로 2타를 잃었다. 그러나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김예진은 3언더파 285타로 2위를 차지한 김해림(27, 롯데)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예진은 KLPGA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더구나 이날은 1995년 8월 28일생인 김예진 자신의 21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비바람 속에 치러진 경쟁이었던 만큼 잊을 수 없는 생일이자 생일 선물이었다.

2011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김예진은 지난해부터 1부 투어에서 활약했다. 2015년 톱10에 11차례 들며 대상포인트 9위, 신인포인트는 박지영(20, CJ오쇼핑)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상금랭킹은 20위.

그러나 김예진은 올해 좋지 않았다. 지난 4월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6에서 6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고 한 번도 톱10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풀타임 두 번째인 올시즌 힘든 시기에서 따낸 값진 우승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우승은 캐디였던 아버지 김남철(52) 씨의 실수를 덮었다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이날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예진은 캐디로 나선 아버지의 실수 때문에 7번홀(파4)에서 뜻하지 않게 2벌타를 받았다.

비바람이 치던 날씨 속에서 퍼트에 나선 딸 김예진에게 아버지가 우산을 씌워준 것이 문제였다. 골프 규칙상 선수가 스트로크에 나설 때 타인이 비바람을 막아줘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2벌타를 받게 된다. 

7번(파4)홀에서 김예진이 파퍼트를 하는 순간 아버지인 캐디가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포착됐다. 보통은 캐디가 퍼트 순간 자리를 피해준다. 결국 김예진은 파로 마무리했으나 벌타로 2타를 잃었다.

김예진은 8번홀을 마칠 때까지 규칙 위반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다른 선수의 이의제기가 있었고 경기위원회가 9번홀 직후 2벌타를 부과했다. 결국 여유있게 앞서나가던 김예진은 순식간에 김해림에게 1타차까지 쫓기게 됐다. 

누구라도 흔들릴 법한 상황. 그러나 김예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예진은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15번과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경쟁자들의 추격에서 벗어나며 우승트로피를 안을 수 있었다. 

김예진은 경기를 마친 뒤 "생애 첫 우승을 생일날 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동생도 지금 골프를 하는데 슬럼프가 온 상황"이라며 "누나가 해내는 것을 보고 동생이 이겨냈으면 좋겠다. 동생이 꼭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7번홀 벌타 상황에 대해서 "8번홀 홀아웃할 때 다른 선수가 클레임을 걸었다는 것을 알았다. 9번홀에서 경기위원장님이 확인해주셨다. 7번홀 상황은 아빠 책임이 아니라 전부 내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빠가 정말 미안해하셨다. 라운드 시 아빠가 원래 잘 웃고 힘을 주시는 편인데 미안해 하시며 눈도 안 마주치시더라"면서 "남은 경기를 더 독하게 칠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우산없이 경기를 한 것에 대해 "아빠한테 우리가 무슨 우산이냐고 우산을 접자고 얘기했다. 10번홀부터 우산없이 플레이했다"고 덧붙였다. 

예지몽도 있었다. 김예진은 공식연습일에 어머니가 꾼 꿈을 소개했다. "내 태몽이 검은 암흑에서 매화나무가 새하얗게 피는 꿈이었다고 한다"고 말한 김예진은 "그런데 엄마가 공식연습일에 같은 꿈을 꾸셔서 태몽과 같은 꿈이라 좋은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예진은 "골프의 끝은 LPGA라고 생각하고 있다. LPGA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우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아빠랑 다음 주에 있는 한화대회를 우승하면 LPGA갈 수 있으니 상금액 8000만 원이라고 주눅들지 말자고 했었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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