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가을, 희망고문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9.01 05: 58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가을 바람은 롯데를 잠시 스쳐 지나가기만 했다. 말 그대로 희망고문이었다. 과연 올해는 희망고문이 아닌, 진짜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달 30~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연전을 모두 잡아내며 2연승을 달렸다. 2연승으로 8월을 마무리 하며, 시즌 성적 53승64패(승률 0.453)를 기록했다. 여전히 순위는 8위. 가을야구의 사정권에 있긴 하지만, 남은 시즌 동안 이 격차를 줄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3경기의 승차를 줄이는 데 시간은 한 달이 걸린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롯데는 4위 KIA(58승60패1무)와 4.5경기, 5위 SK(59승63패)와는 3.5경기 차이가 난다. 이 승차를 좁히는 것 자체가 현 상태에선 쉽지가 않다. 롯데에 남은 경기는 27경기다.

5강 경쟁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이 승차를 좁히는 데 가장 좋은 시나리오. 하지만 롯데는 SK와 7승9패의 전적을 기록하면서 맞대결을 끝냈다. KIA를 상대로는 5승9패로 상대전적에서 많이 뒤진 가운데, 2차례의 맞대결이 남아있다.
상황이 롯데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편은 아니지만, 일단 LG전 2연승으로 9월 진격의 발판은 마련했다. 연승을 하는 것은 당연히 기쁜 일이다. 그러나 롯데가 2연승으로 만족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단 당장 1일과 2일, '천적' NC와 2연전을 갖는다. 올시즌 1승10패의 절대 열세에 놓여 있고 9연패 중이다. 이후 KIA와의 광주 원정 2연전이 예정되어 있다. KIA와의 상대전적에서 뒤져있을 뿐더러 롯데는 최근 원정 13연패 중이기도 하다. 
올시즌 롯데는 쉽사리 연승을 타지 못하는 팀으로 전락했다. 올시즌 최다 연승은 4연승에 불과하고 단 2차례 있었다. 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려는 찰나, 연승이 끊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9월의 시작도 올해 전례로 봤을 때 쉽사리 넘어갈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최근에는 연패가 더 많다. 후반기 5연패-4연패-4연패-2연패-3연패를 차례로 당했다. 승패마진에서 손해를 본 것은 당연했다. 화끈하게 달아오르지 못하고 미지근한 시즌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몇 년 간의 기억들도 썩 좋지 않다. 지난해 8월 마지막 날, 롯데의 성적은 8위(54승64패)였다. 올해와 비슷했지만 9월 첫 7경기에서 6승1무로 무섭게 치고 올라서며 가을야구 목전까지 다가섰다. 그러나 기적같은 연승 이후 허무한 추락(이후 19경기 6승13패)을 겪으며 8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2014시즌에도 8월 막판 7연패 늪에 빠지면서 가을 야구는 멀어졌다. 2013년도 역시 5할 승률(66승58패4무 승률 0.532)에 성공했지만 5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했다. 최근 롯데의 역사는 희망고문의 연속이었다. 
올해 역시 뒤쳐진 순위지만, 5강 경쟁팀들 간의 물고 물리는 관계로 순위가 급변하면서 롯데 역시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부상병들이 많은 가운데서 근근이 버티고 있고, 경찰청에서 제대하는 전준우, 신본기, 김사훈을 모두 등록시키기로 결정하면서 가을의 가능성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일단 연승이 필요하다. 최근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와 8점 이상의 득점을 낸 공격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브룩스 레일리와 노경은을 비롯한 선발진이 마운드를 버텨주는 것은 당연하다. 선발 투수 싸움에서 밀릴 경우 4년 만의 가을야구 희망도 사라진다. 
희망고문으로 그치는 반복된 역사가 계속될수록, 구단과 팬들의 피로도는 높아진다. 그리고 무기력해진다. 일단 8월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했다. 과연 9월엔 지난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진격의 돛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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