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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슈퍼스타와 아쉬운 이별 반복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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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1990년대 LG 트윈스는 화려한 팀이었다. 포지션마다 슈퍼스타들이 즐비했고, 성적도 꾸준히 상위권이었다. 왕조를 구축하지는 못했어도 1990년부터 1998년까지 4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2번 우승했다. 당시 서울의 ‘프로야구 붐’을 LG가 선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LG의 기세는 21세기 들어 급격히 꺾였다. 가장 큰 원인은 세대교체 실패였다. 1990년대 스타 선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팀을 떠나거나 은퇴했는데, 이들을 대신할 후계자가 나오지 않았다. 뚜렷한 계획 없이 리빌딩에 들어갔다가 10년 암흑기와 마주했다. LG는 2003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10년 동안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성적만큼이나 아쉬웠던 부분은 스타와의 이별이었다. 특히 투타의 중심이었던 이상훈과 김재현이 허무하게 LG를 떠났다.

이상훈은 2004년 1월 겨울 감독지시 거부 파문과 함께 SK로 트레이드 됐다. 당시 LG는 이상훈을 SK에 보내고 투수 오승준과 야수 양현석을 받았다. 전혀 균형이 맞지 않는 트레이드였고, 결과도 예상대로였다. 오승준과 양현석 모두 LG에서 중심선수로 올라서지 못했다.

김재현은 2004년 11월 LG가 내민 FA 계약을 수용하지 않고 SK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김재현은 LG로부터 FA 계약 2번째 시즌 규정타석과 타율 2할8푼을 넘지 못하면 재협상에 들어간다는 조건을 제시받았다. 요즘은 상상할 수 없는 계약조건이다.

물론 구단이 모든 선수를 품을 수는 없다. 아무리 팀에 크게 기여했다고 해도, 선수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이상훈의 경우, LG가 조금만 더 유연하게 대처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다.

이상훈은 2004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하면서 야구계를 떠났다. 그리고 지난해 겨울 11년 만에 코치로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2009년 7월 LG 구단과 이상훈은 코치 자리를 놓고 만난 바 있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지만, 만일 LG가 당시 이상훈을 코치로 영입했다면, 현역 은퇴식과 더불어 7년 일찍 이상훈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이상훈은 은퇴식 없이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현재 LG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42)를 두고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지만 이병규의 1군 콜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달 31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당장 1군에 콜업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병규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4할을 기록하며 활약 중이지만,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병규는 올 시즌이 끝나면 2013년 겨울 체결했던 FA 3년 계약이 종료된다. 

일단 LG 프런트는 현장의 뜻을 존중하되, 이병규가 1군 무대에서 LG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을 장식하기를 바라고 있다. LG 구단 관계자는 “이병규와 관련해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양상문 감독과 합의점을 찾아 이병규가 우리 구단에서 오랫동안 활약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은 확실히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시즌 종료까지는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는 프런트와 양상문 감독, 그리고 이병규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해가 있다면 풀고, 서로 양보할 필요가 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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