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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해설가-金사무총장, 하일성의 파란만장 야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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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故 하일성(67)은 굳이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사람이라면 이름을 모를 수 없을 정도로 유명 인사였다. 

성동고-경희대 출신으로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선수로 활동한 하일성은 환일고 체육교사로 일하던 1979년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환일고 교사 선배였던 오관영 당시 KBS 배구 해설위원의 소개로 우연찮게 동양방송(TBC)에서 마이크를 잡고 고교야구 해설을 맡은 게 시작이었다. 

특유의 구수한 입담으로 야구팬들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은 하일성은 인기 해설가로 떠올랐다. 마침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했고, KBS에서 야구 해설위원을 맡았다. 결국 1983년 교직에서 물러나 야구 해설에만 전념, 본격적인 야구 인생의 길을 걸어갔다. 

야구규칙에 빠삭한 이론과 친화력으로 발을 넓힌 하일성 현장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분석과 예측 해설로 유명했다. "야구 몰라요", "역으로 가나요" 같은 어록들도 남겼다. 재치 있는 입담과 감각적인 해설로 허구연 MBC 해설위원과 양대 산맥을 쌓은 하일성은 야구뿐만 아니라 각종 예능과 오락프로까지 단골 게스트로 활동했다. 

하지만 건강 이상으로 큰 고비를 겪기도 했다. 2002년 심근경색과 위종양에 걸려 여러 차례 생사를 넘나들었지만 기적적인 의지로 병마를 떨쳐냈다.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와 마이크를 잡고 이전처럼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간 그는 2006년 5월 해설위원으로는 처음 KBO 사무총장 자리까지 올랐다. 

당시 현대 문제로 8개 구단 체제 존속이 어려은 프로야구였지만 히어로즈 창단을 이끌어냈다. 이어 국가대표 야구단 단장을 맡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에 일조하는 등 국가대표팀의 선전과 함께 프로야구 인기까지 크게 상승하며 최고의 나날을 보냈다. 그래서 '金사무총장' 이라는 말도 들었다.  

2009년을 끝으로 사무총장에서 내려와 다시 KBS에서 해설을 시작한 하일성은 그러나 2014년을 시즌을 마친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이후 갖가지 구설수에 휘말리며 말년을 힘겹게 보냈다. 지인 A의 아들을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고, B로부터 3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태에서 각종 송사에 휘말리며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 결국 벼랑 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대 최고 스타 해설가이자 사무총장이란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노후가 불안했다. 안타깝게 자살로 삶을 마감하며 야구계에도 큰 충격을 줬다. 야구계도 하일성의 사망 소식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안타깝게 세상을 떴지만 1세대 최고 해설가로 프로야구에 기여한 사실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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