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하일성의 깜짝 회고 "난 타이거즈 편파 해설 원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9.08 13: 19

"내가 타이거즈 편파 해설의 원조였다".
야구 명 해설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하일성(67)씨가 8일 서울 송파구의 자신 사무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지만 부인에게 휴대폰에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작성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고인은 80년대 프로야구 초창기 명 해설가로 수 많은 어록을 남기며 야구인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구수한 입담과 대중성을 발판으로 이후 방송과 연예쪽에도 발을 넓혀 인기를 모았다. 병마를 이기고 KBO 사무총장으로 부임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말년에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사기혐의로 피소되면서 쌓아온 명성이 급격하게 무너졌고 허망하게 파란만장한 인생을 마감했다. 야구계는 야구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며 프로야구 태생과 성장의 산파 노릇을 했던 고인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고인에게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특히 10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룬 타이거즈와의 인연도 있다. 고인은 지난 1983년 해태 타이거즈의 첫 우승을 예견하면서 해설가의 입지를 굳혔다. 고인은 지난 2011년 발간한 타이거즈 30년사 'RED REGEND'에 기고한 칼럼에서 자신이 타이거즈 첫 우승을 예견했었고 타이거즈 편파 해설의 원조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고인은 칼럼 첫 머리에 "당시 신문을 보면 알겠지만 83년 (해태)타이거즈 우승을 예상했다. 원년 4위에 그쳐 주목받는 팀은 아니었다. 두 가지 이유였다. 김응룡 감독이 부임했고 취약점이던 포수 쪽에 김무종을 보강했다. 야수의 선수층이 두텁지 못했지만 아마 때 검증 된 선수들이었다. 두 단점을 메웠으니 우승한다고 예상했고 그대로 적중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내가 타이거즈 편파 해설의 원조"라고 당당히 밝혔다. 그는 "어찌보면 내가 편파 해설의 원조이다. 그 때는 내 고향이 서울이 아니라 광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83년 우승을 예언한 점도 있지만 당시 라인업이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스타였고 개성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 사연도 많았으니 타이거즈 선수들에 대해 멘트가 많을 수 밖에 없었다. 해설가 입장에서는 풀어먹을 이야기가 많은 게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광주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상대 팬들은 편파 해설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뿐만 아니라 방송사에 항의 전화, 항의 편지를 무수히 받았다"고 회고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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