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뉴욕 마라톤 도전' 김민지, "도전 또 도전입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9.21 09: 21

"인터뷰 하시기 전 적어도 5km는 뛰셔야 하는데요".
걸크러시가 유행이다. 화려한 복장과 거침없는 말투로 대변되는 걸크러시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것을 목표로 달리는 이가 있다. 1990년생 말띠 27세 김민지 씨가 그 주인공.
외국어 고등학교 졸업, 미 명문대 졸업, 로펌, 외국계 컨설팅 회사를 거쳐 운동에 미쳐 2~3가지 직업을 더 경험한 김 씨는 결국 지난해 건강 도시락 업체를 창업했다. 스타트업 업체다. 같은 걸크러시의 주인공들과 만든 회사는 운동을 즐기는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민지 씨는 도시락 업체 대표가 아니라 운동에 미쳐있다. 고등학교 시절 라크로스를 배우며 시작된 운동은 이제 그의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존스 홉킨스 대학을 다니면서도 운동을 빼놓지 않았다. 의사가 되고 싶어 분자생물학 석사학위까지 따냈다.
하지만 라크로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경험한 운동은 크로스핏, 요가, 필라테스, 클라이밍, 요가, 마라톤 등이다. 한두달 배운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했다.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푼 것이 아니다. 운동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공부로 풀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민지 씨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뉴욕 마라톤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마라톤 출전이 전부가 아니다. 자신을 스포츠로 이끈 라크로스를 위해서다.
김 씨는 "지난 2009년 여자 라크로스 대표팀이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당시에 최하위에 머물기는 했지만 2013년 월드컵에서는 5승을 거두며 수준을 끌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아시아 환태평양 선수권 대회서는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점점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 협회의 사정은 열악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크라우드 펀딩을 하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김민지 씨의 크라우드 펀딩(https://www.ycrowdy.com/cf/campaign/uB98D1Ilkp)은 이색적이다. 일단 한국 여자 라크로스를 알리기 위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뉴욕 국제 마라톤을 뛸 예정이다. 또 라크로스 스틱을 들고 대표팀을 알릴 생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협회의 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 도움을 받고 싶은 생각 때문이다. "그동안 대부분을 사비로 충당해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연습할 곳 섭외를 시작으로 장비 구입과 훈련 비용 등 선수들이 직접 지출하면서 썼습니다. 물론 앞으로 크게 변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저변확대를 하고 싶습니다"고 야심찬 계획을 설명했다.
라크로스 협회는 김민지 씨의 도전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위해 몇 가지 장비 구입을 협회에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냉정한 현실. 이는 비단 여자 뿐만 아니라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김 씨는 직접 나섰다. 여러 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지만 어려운 경기 때문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리고 마라톤 대회 출전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분 단위 계획을 짜고 있다.
김민지 씨는 "11월 4일에 출국해 6일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합니다. 원래 계획했던 모금액 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감사한 분들도 정말 많습니다. 협회에서 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라크로스 협회에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도전 또 도전입니다"라며 뉴욕 마라톤 출전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비록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김 씨의 라크로스 사랑은 대단했다. 또 의지 만큼은 누구 보다 대단했다. 인터뷰를 위해 함께 마라톤을 훈련을 해야 했다. 5km가 아니라 거리는 늘어났다. 그러나 김 씨의 의지는 어느 때 보가 강했다. 진짜 걸크러시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김민지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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