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1위 두산에도 기죽지 않은 kt 미래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9.23 06: 04

팀 토종 투수 최다인 126⅓이닝 소화
두산 최종전에서 5이닝 3실점(2자책) 호투
kt 위즈가 최하위 확정에 단 1패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2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된 상황. 하지만 큰 수확을 뽑자면 바로 ‘선발 투수’ 주권의 발견이다.

kt는 지난해 팀 내 최고 유망주였던 박세웅을 트레이드했다. 즉시 전력감을 얻기 위한 과감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정대현, 엄상백 등 선발 투수들이 기대대로 성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두 투수는 기대 이하의 피칭을 했다. 외국인 투수들까지 무너지면서 선발이 붕괴됐다. 하지만 ‘주권의 성장’이라는 뚜렷한 결과물이 있었다. 미래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임을 확인했다.
주권은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충청 지역 최고 유망주로, 한화 이글스가 노렸던 투수였다. 그러나 kt가 신생팀 혜택으로 주권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어깨 부상에 시달렸다. 결국 15경기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8.51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소화 이닝도 24⅓이닝에 불과했다. 하지만 부상을 털어낸 주권은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
주권은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하고 있다. 126⅓이닝을 소화했다. 단숨에 100이닝을 돌파하면서 kt 최고 유망주 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수업을 받은 것도 아니었으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완봉승으로 데뷔 첫 승을 장식했다. 이후 자신감을 얻었고 조금씩 완급 조절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범현 kt 감독은 “몸 쪽 공을 잘 던진다. 올해 코칭스태프와 이야기해서 120이닝 정도만 던지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본인도 더 던지겠다고 해서 더 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주권은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다소 거전했다. 그러나 최근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 9월 4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4.09의 기록. 시즌 전체 성적보다 좋다. 2년 차 투수답지 않은 노련함이 돋보인다.
특히 주권은 올해 팀 타율 1위를 기록 중인 두산 타선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22일 경기에서 리그 정상급 에이스 장원준과 맞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자칫하면 두산의 정규 시즌 우승이 추후로 밀릴 뻔 했다.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 폼, 그리고 과감한 몸 쪽 승부로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6회 역전 투런포를 맞고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주권은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올해 두산전 4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4.71의 기록 중이다. 팀 타율 1위의 두산을 맞아 선전했다. 만약 경기 초반부터 득점 지원을 받았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비록 패했으나 주권이 왜 팀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인지 증명한 경기였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주권의 피칭이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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