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는 한화, 고의4구 작전의 효율성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9.23 10: 00

한화, 고의4구 이후 추가 실점 허용 반복  
LG·롯데, 최다 고의4구…NC는 2회 최소
KIA 이범호는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보기 드문 경험을 했다. 3-1로 리드한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한화 배터리가 고의4구로 승부를 피한 것이다. 한화 투수 심수창은 다음 타자 윤정우를 삼진 잡고 9회를 실점 없이 마쳤다. 경기 후 이범호는 스스로도 "이런 고의4구는 처음이다"며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한화의 남다른 고의4구 작전은 22일 대전 NC전에서도 볼 수 있었다. 2-5로 뒤진 9회초 2사 2루, 한화 배터리는 2번 박민우를 고의4구로 걸렸다. 박민우의 프로 데뷔 399경기-1623타석만의 첫 고의4구. 이날 박민우는 안타 3개에 볼넷 1개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었다. 후속 나성범은 볼넷이 하나 있었지만 3타수 무안타로 감이 썩 안 좋았다. 
2사 1·2루에서 정재원은 나성범과 승부했지만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결국 2사 만루에서 에릭 테임즈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점수를 내줬다. 스코어는 2-7로 벌어졌고, NC의 승리를 굳히는 한 방이 됐다. 결과론으로 보면 고의4구 작전 이후 만루가 돼 추가 2실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올 시즌 한화는 총 22번의 고의4구 작전을 썼다. 그 중 12번이 실점으로 이어졌으니 성공률이 절반이 안 된다. 특히 결승점으로 이어진 고의4구가 총 5개 있었고, 이 가운데 4개가 끝내기 실점으로 팀 패배를 불렀다. 경기 후반, 팀이 코너에 몰려있을 때 자주 쓰는 작전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부분은 있다. 
다만 한화의 경우 고의4구 선택이 패배 확률을 높인 케이스가 더러 있었다. 4월7일 대전 넥센전에는 8회 2사 2루에서 권혁이 김민성을 고의4구로 피한 뒤 채태인과 승부를 택했지만 2타점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5월25일 고척 넥센전에는 정우람이 9회 2사 2루에 김하성을 고의4구로 보냈지만 대타 홍성갑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끝내기 폭투로 역전패했다. 
정우람은 6월1일 대전 SK전에서 9회 1사 1·2루에서 최정을 고의4구로 피했으나 결과적으로 대량 4실점으로 이어졌다. 지난 7일 마산 NC전에도 9회 2사 2·3루에서 고의4구로 이호준과 승부를 피하고 손시헌을 택했으나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 고의4구가 많았다. 
올 시즌 한화보다도 더 많은 고의4구를 쓴 팀은 LG와 롯데가 있다. 두 팀 모두 26번의 고의4구 작전을 썼다. LG는 14번이 실점, 롯데는 13번이 실점으로 연결돼 성공 확률이 절반 수준으로 한화와 비슷했다. KIA와 SK도 17번 고의4구로 1루를 채웠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게 각각 7번과 8번으로 절반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고의4구를 해도 실점 확률은 절반이다. 
이어 kt가 9번, 두산이 7개, 삼성이 5개, 넥센가 3개, NC가 2개로 고의4구 작전을 적게 썼다. NC는 시즌 전체를 통틀어 2번밖에 안 되고, 넥센은 3번의 고의4구 작전 이후 유일하게 1번도 실점을 내주지 않으며 최소 기회로 최대의 효과를 봤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