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사진가 최민호 개인전 '그 너머' 展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9월22일부터 10월14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L153 갤러리에서 최민호 사진전 ‘그 너머’가 열리고 있다.

경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을 때 지진이 발생했다. 인간 생활을 극도로 위협한 지진 만이 그 시대가 남긴 형상을 사라지게 한 것은 아니다. 흐르는 세월 속의 풍상에 의해 신라시대의 돌 조각들은 본래의 모습을 서서히 잃어갔을 것이고 희미한 세공의 흔적만을 남긴 채 무언지 모를 덩어리로 남겨졌을 수도 있다. 풍파에 섬세한 조각의 선들은 무뎌지고 조각은 무너졌을 것이다. 이끼와 풀들이 돌 조각을 감싸며 자연에 동화해 갔을 것이다.

작가 최민호는 시기상 우리 시대와 근접한 이조 시대의 유물이 아닌 신라의 고도 경주에 남겨진 유물에 눈길을 주었다. 유물 앞에서 그는 유물을 만든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는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그 옛날 누군가가 심혈을 기울여 정으로 쪼아가며 만든 돌 조각상에서 장인의 손길과 숨결을 느끼는 신비한 체험이다. 이후 작가는 유물 자체를 사진으로 담는 것이 아니라 유물에 깃든 장인의 숨결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보여주고자 했다. 사진은 1천 년, 1천 5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돌에 조탁을 하는 순간으로 우리를 이동시킨다. 흑백의 고요한 사진 속에서 돌 조각 위로 흐르는 옅은 빛은 생각지도 못한 진한 감동을 준다. 한지에 프린트하였으며 전시를 위해 특별히 60년 전에나 사용하던 오래된 렌즈를 사용하였다.

*작가 소개

제품에서 인물에 이르기까지, 잡지, 단행본 사진부터 광고, 상업 사진, 그리고 대통령을 포함한 각계 수 많은 인물 사진 등에서 자기만의 색을 분명히 드러내며 작업을 해왔다. 개인 작업으로는 한국 고유의 미를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지화하고, 한국인, 한국의 정체성에 관심을 두고 꾸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980년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에 적을 두면서도 다른 미술 분야에 끌려 회화와 디자인 수업을 들었다. 그럼에도 그를 매료시킨 사진으로 돌아와 졸업 후 광고 대행사 ㈜ 제일기획에 입사하여 7년을 근무했다. 이후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패션, 리빙 등 국내 유수의 잡지와 단행본, 레코드 자켓에 그의 사진을 실었다. 최근 몇 년 간 경주, 부산을 오가며 한국 유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느끼고 바라보는 개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노트

이번 사진들은 겉으로 보이는 유적으로서의 가치는 배제하고 피사체가 가진 재질 고유의 특성과 또 그 재질을 다룬 천 오백여 년 전의 사람의 손길이 닿은 피사체로부터 ‘고귀한 숨결’을 느끼고 그 울림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하고자 했다.

20여 년 전, 애초에는 패기 가득한 마음으로 ‘경주’를 표현한 여러 이미지들을 극복하리라는 자만심으로 시작을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덩달아 세상을 보는 시선도 달라 지고 오만과 자만은 사그러지면서 단지, 옛 것에서 피사체가 내보여주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관련된 이미지들을 만드는 것으로 자연스레 방향이 수정되었다. 단 빈번한 노출로 피로도가 큰 조선시대의 이미지를 벗어난 그 이전의 것들로부터…

그러다 어느 날, 해질 무렵 아무도 없는 어느 왕릉 석상 앞에서 카메라 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석상의 손에서 눈에는 보이지 않는 1500여 년 전에 그 손을 만든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상체험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작업 방향에 수정을 하게 되었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대로의 모습에, 까마득히 잊혀진 옛 사람의 손길, 숨결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osenlife@osen.co.kr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