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구' 크레익과 밀러, 한 판 붙었다? 신경전 전말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9.23 17: 09

몸무게 110kg이 넘는 거구들이 한 판 붙었다. 씨름이 아니라 농구이야기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 새로운 외국선수들이 대거 등장한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한 명은 193cm 이하로 뽑아야 한다. 많은 팀들이 언더사이즈 빅맨을 뽑아 전력을 강화했다. 지난 시즌 재미를 봤던 커스버트 빅터(33, 전자랜드)와 웬델 맥키네스(28, 동부)는 다시 한국에 온다. 새 얼굴 중 주목해볼 선수는 마이클 크레익(25, 삼성)과 네이트 밀러(29, 모비스)다. 
마이클 크레익은 188.4cm로 가드의 신장이지만 몸무게가 117kg이다. 그나마 이상민 감독과 약속으로 2kg을 줄인 것이다. 비시즌 운동을 안해서 살이 찐 선수들과는 조금 다르다. 몸 대부분이 근육인 크레익은 거의 뺄 지방이 없다고 한다. 지나치게 근육이 많은 크레익은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밀러도 만만치 않다. 187.4cm인데 112.2kg이 나간다. 밀러는 연습경기서 연일 맹활약을 펼치며 ‘유재학 감독이 선수 잘 뽑았다’는 말을 듣게 하고 있다. 
흔히 외국선수들은 ‘첫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두 선수가 처음으로 만난 연습경기서 한 번 기가 눌리면, 정규시즌서 만나도 계속 꼬리를 말게 된다는 것. 외국선수들은 나이가 아니라 실력과 경력으로 서열을 정리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 19일 삼성 대 모비스의 경기서 밀러와 크레익이 한 판 붙었다. 두 선수는 경기 내내 트래쉬토크를 주고받으며 일촉즉발까지 갔다고 한다. 크레익은 2쿼터에만 11점을 넣는 등 23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밀러는 2쿼터 17점을 넣으며 총 31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을 올렸다. 그는 3점슛도 네 개나 림에 꽂았다. 경기도 모비스가 101-96으로 이겼다. 
이상민 감독은 크레익이 거친 면모를 보인 것이 나쁘지 않다는 눈치. 크레익이 밀러에게 천적으로 찍히는 것보다 서로 싸우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이상민 감독은 “크레익에게 ‘신경전은 좋은데 싸움만은 제발 하지 말라’고 했다. 알았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크레익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는 “밀러가 먼저 시비를 걸어서 응해준 것뿐이다. 싸울 의도는 없었다. 농구를 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진짜 싸웠어도 내가 이겼을 것”이라며 농담을 했다.  
크레익은 유쾌한 행동으로 주변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뚱뚱한 몸매에 귀여운 동작이 쿵푸팬더의 주인공 코미디언 잭 블랙과 닮았다. 크레익은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다. 정말 웃긴다. 내가 잭 블랙 닮았다는 말을 내 여자친구에게 꼭 전해주겠다”면서 유쾌하게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싱가포르=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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