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등극 실패' 최홍만, 정말 못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9.25 06: 02

더이상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다. 최홍만은 그냥 못했다. 무제한급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기에는 마이티 모에 완전히 뒤졌다.
최홍만은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3 무제한급 토너먼트 결승전서 마이티 모(미국)에 1라운드 KO패했다. 이날 패배로 마이티 모가 우승을 차지하며 로드FC 무제한급 토너먼트가 종료됐다.
이로써 최홍만은 종합격투기 전적 4승 5패가 됐고, 마이티 모를 상대로는 통산 1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2007년 3월 K-1 요코하마 스페셜 매치서 당했던 패배를 잊기 위해 노력했던 최홍만은 6개월 뒤 승리를 거뒀지만 다시 패배하며 쓸쓸한 발걸음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승리를 자신했던 최홍만의 패배 이유는 간단했다. 상대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했다.
▲ 주저앉은 최홍만, 도대체 왜.
최홍만은 K-1 시절 레미 보냐스키와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로킥을 당했지만 끝까지 버티며 치열한 접전을 선보였다. 또 세미 슐츠를 꺾는 등 대단한 기세를 보였다. 당대 슈퍼스타들을 상대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테크노 골리앗'의 위력을 펼쳤다.
물론 현재 그정도의 경기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최홍만은 마이티 모와 경기를 앞두고 분명 자신의 기량을 뽐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서 바로 드러났다. '저리가'킥을 선보였을 정도로 접근전에 부담을 가지고 있던 최홍만은 여전히 어설픈 모습으로 경기를 펼쳤다. 마이티 모가 자신의 품을 파고들자 막아내지 못했다. 케이지에 몰려 힘겨운 싸움을 벌였던 최홍만은 결국 1라운드 54초를 남기고 마이티 모의 오른손 훅에 쓰러지고 말았다.
주저앉은 최홍만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심판도 마이티 모의 승리를 선언했다.
▲ "최홍만을 좋아하지만 안타깝다".
로드FC 무제한급 토너먼트서 최홍만은 큰 임팩트를 선보이지 못했다. 루오첸차오-아오르꺼러(이상 중국)와 2경기를 펼치는 동안 승리는 거뒀지만 예전의 경기력은 나오지 않았다.
부담이 컸다. 최홍만에 비해 신장과 체격에서 작은 선수들이었지만 힘대결서도 이겨내지 못했다. 마이티 모의 경우 46세의 고령이지만 최홍만을 상대로 계산된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마이티 모의 플레이는 분명 예상된 전술이었다. 신장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에 마이티 모가 선택할 수 있는 작전은 1가지 밖에 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 마이티 모는 "훈련을 열심히 했고 KO를 위해 훈련했다. 승리해 챔피언이 돼 기쁘다"면서 "키 차이가 워낙 커서 복부를 노리면서 오른손 훅으로 공격을 펼칠 생각이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솔직히 K-1시절과 비교해 최홍만이 그때와 같지 않은 것 같다. 데미지때문인지 나이때문인지 몰라도 과거에 비해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 최홍만을 좋아하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이티 모의 이야기는 2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상대가 전혀 준비를 하지 못했고 '테크노 골리앗'이라고 불렸던 몸도 완전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 준비는 전혀 없었다.
몸 상태는 어쩔 수 없는 변화다.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호르몬 분비 문제가 해결되면서 최홍만은 예전의 터질듯한 근육이 사라졌다. 비록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계는 나타났다. 또 나이가 들면서 생긴 문제는 더이상 예전과 같은 몸 상태가 아니었다.
몸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기 쉽지 않다. 최홍만과 같은 거인의 경우에는 갑작스런 변화는 큰 문제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마이티 모를 상대로 전혀 계획된 훈련과 경기가 없었다는 것.
경기 전 철저하게 훈련을 펼쳤다고 말했지만 준비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마이티 모는 185cm다. 일반인으로 작은 신장이 아니지만 217cm의 최홍만과는 차이가 크다.
펀치로 상대를 제압하는 마이티 모는 결국 신장차를 극복하기 위해 훅으로 올려치는 방법을 선택해야 했다 마이티 모가 레슬링 및 그래플링 능력이 뛰어나거나 스피드가 좋은편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작전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홍만은 가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스피드가 느렸던 마이티 모의 펀치를 모두 받아냈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게 펀치를 허용한 최홍만은 그대로 흔들렸고 결국 무너졌다.
결국 최홍만은 전술 및 작전이 전혀 없었다. 준비 부족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저 못했다. 전혀 준비가 이뤄지지 않은 경기로 완패하고 말았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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