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라이언컵 3위’ 삼성이 극복해야할 3가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9.26 06: 23

서울 삼성이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하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은 25일 오후 싱가포르 OCBC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6 머라이언컵 3,4위전에서 홈팀 싱가포르 슬링거스를 94-55로 물리쳤다. 3위에 입상한 삼성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선수단은 2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삼성은 기존 전력 리카르도 라틀리프, 문태영, 임동섭, 김준일, 주희정, 이시준 등이 건재하다. 김태술과 마이클 크레익이 합류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를 거쳐 2주간 실시된 전지훈련은 이들이 한데 뭉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삼성의 전력이 아직 100%는 아니다. 삼성은 싱가포르 머라이언컵 참가를 통해 아시아 강팀들과 대결하며 여러 숙제도 안게 됐다.  

▲ 접전을 잡아야 진짜 강팀 
머라이언컵에는 중국프로농구(CBA)의 강호 상하이 샤크스, 필리핀프로농구(PBA) 마이티 스포츠 등 아시아농구의 강자들이 출동했다. 지머 프레뎃, 알 쏜튼 등 NBA에서 활약했던 스타들이 외국선수로 뛰었다. 삼성보다는 한 차원 높은 기량과 높이를 자랑했다.
삼성은 마이티 스포츠와 예선 첫 경기서 87-92로 패했다. 삼성은 1쿼터를 28-21로 앞서나갔지만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4쿼터 막판 접전 상황에서 알 쏜튼에게 결정적 3점슛을 허용했다. 임동섭(22점, 3점슛 6개)과 문태영(21점, 3점슛 3개)은 절정의 슛감각을 보였다. 접전 상황에서 경기운영이 아쉬웠다. 
상하이 샤크스와의 준결승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막판 4점차로 추격했지만 결국 70-76으로 무너졌다. 삼성은 절호의 추격기회서 어이없는 실책을 범하거나 쉬운 슛을 놓쳤다. 접전을 이겨내고 역전승을 할 수 있어야 진짜 강팀이다. 삼성은 중압감이 심한 접전 상황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이상민 감독은 “잡았어야 할 경기를 놓쳐 아쉽다. 이런 경기를 잡아줘야 다른 경기도 잡을 수가 있다. 접전 상황에서 이기는 버릇을 길러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삼성은 공격옵션이 다양하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를 꼽기 어렵다. 
▲ 마이클 크레익, 아직은 적응 중  
프로농구서 5시즌을 맞는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검증이 끝났다. 마이클 크레익은 아직 적응 중이다. 크레익의 신체능력은 매우 좋다. 188cm, 117kg의 신체조건으로 운동능력도 매우 좋다. 코트 바깥에서는 이미 적응이 끝났다. 크레익은 활달한 성격으로 동료들과 매우 잘 어울린다. 하지만 실전에서 100% 녹아든 모습은 아니다. 
크레익은 불안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거리슛 성공률이 높지 않다. 자신보다 큰 선수를 만난 크레익은 저조한 야투율을 보이며 부진했다. 말레이시아 드래곤즈전에서 27점을 올렸지만 대부분이 속공득점이었다. 패스가 좋은 것은 장점이지만, 본인이 일대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외곽슛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크레익은 상하이와의 준결승 2쿼터 종료직전 장거리 3점슛을 가볍게 꽂았다. 하지만 막판 승부처서 노마크 골밑슛을 놓쳤다. 그는 이상민 감독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상대가 NBA출신 외국선수였던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래도 크레익은 KBL에서 골밑플레이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주희정은 크레익에 대해 “아직 적응하는 단계다. 파워풀한 것이 장점이다. 외곽보다 골밑을 더 주문한다. 골밑에서 해준다면 우리가 더 강해질 것이다. 외곽슛이 들어가지 않지만 적응 단계라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반칙. 크레익은 4경기 중 2번이나 5반칙 퇴장을 당했다. 특히 접전 상황에서 퇴장당해 경기를 망친 경우가 많다. 크레익은 “나도 쉬운 슛을 넣지 못해 자책을 했다. 그래도 3점슛을 넣은 것을 보지 않았나?”라며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새로 합류한 선수인 만큼 그는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더욱 분발이 필요한 국내선수들 
삼성이 강해지려면 국내선수들의 성장이 필수다. 임동섭은 첫 경기서 22점을 폭발시키며 슈터의 역할을 다했다. 전지훈련을 통해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도 임동섭이다. 아쉬운 것은 기복이다. 임동섭은 다음 경기서 1점에 머무는 등 꾸준히 터지지 못했다. 설상가상 임동섭은 마지막 3,4위전서 왼쪽 발목을 다쳤다. 상태는 심각하지 않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그이기에 부상이 더욱 아쉽다. 
외국선수 출전규정이 따로 없는 이번 대회서 삼성은 라틀리프, 크레익, 문태영이 동시에 뛰는 시간이 많았다. KBL에서 크레익은 2쿼터 정도를 소화해야 한다. 김준일과 역할분담이 매우 중요하다. 김준일은 싱가포르 슬링거스와 3,4위전서 첫 선발로 뛰었다. KBL의 외국선수 규정에 따라 김준일은 꾸준히 선발로 뛰기 어렵다. 1쿼터에 나와도 2,3쿼터에 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잦은 규정변화로 김준일을 비롯한 국내빅맨들이 컨디션을 유지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은 주희정, 이시준, 김태술이 지키는 가드진의 나이가 많다. 젊은 가드 이호현, 이종구, 김태형, 이동엽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동엽은 발목부상으로 싱가포르 전지훈련서 제외됐다. 이호현, 이종구, 김태형은 약팀과 대결서 많은 기회를 얻었다. 김태형은 3,4위전서 11점을 넣는 등 가능성을 보였다. 
주희정은 “모든 KBL 선수들이 다 열심히 한다. 후배들에게 ‘열심히 하는 걸로는 안 된다’고 했다. 감독성향을 빨리 캐치해서 뭘 원하는지 알고, 맞춰줄 수 있어야 한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이시준 역시 “후배들이 다 능력은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경험이 부족하다.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코트에 들어가면 위축돼 기량이 평상시 반도 안 나온다. 자신 있는 부분을 보여줘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싱가포르=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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