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없다고? 키워서 쓴다. 넥센과 NC를 보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9.26 05: 50

 프로야구가 10개 구단으로 늘어나면서 선수난, 특히 투수들이 부족하다.
부상으로 선수들이 하나 둘 빠지면 팀마다 투수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투수가 없다고? 그렇다면 투수를 키워야 한다. 넥센과 NC가 '투수 없다'는 하소연에 바람직한 선발 육성법을 보여주고 있다.
넥센은 올해 신재영(27)을 비롯해 박주현(20), 최원태(19) 등 1군 데뷔 시즌을 보낸 투수가 3명이나 된다.

신재영은 28경기에서 14승7패 평균자책점 3.93으로 팀내 다승 1위다. 박주현은 29경기(23경기 선발)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6.41이고, 최원태는 17경기(11경기 선발) 2승3패 평균자책점 7.23이다. 신재영은 신인왕이 유력하다. 박주현과 최원태는 성적은 크게 뛰어나진 않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투수가 아니다. 신재영은 2013년 NC에서 트레이드돼 온 이후 2군과 경찰청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쌓았다. 3년간 올해 1군에 데뷔,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박주현과 최원태는 지난해 입단한 2년차, 1년 동안 2군에서만 착실하게 스태미너를 키우고 선발 투수로서 필요한 실력을 키워왔다. 이처럼 계획에 의해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결과물이다.
NC는 올 시즌 중후반 외국인 투수의 부상으로 인해 토종 선발 육성에 나섰다. 지난 5~7월 두 달 동안 해커가 팔꿈치 부상으로 쉬었다. 이 기간 해외 유턴파인 올해 신인 정수민(26)이 해커 대신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첫 4경기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마운드의 단비가 됐다. 7월 이후로는 체력과 구위가 떨어지며 2군에서 선발 수업을 계속했다. 시즌 성적은 15경기(11경기 선발)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6.19.
8월 이후로는 최금강(27), 구창모(19)가 새롭게 선발진에 합류했다. 승부조작으로 이태양이 이탈했고, 5선발 이민호가 연착륙하지 못하고 불펜으로 다시 돌아갔기 때문이다.
프로 데뷔 4년차 최금강은 줄곧 불펜으로 뛰다 선발이 처음이다. 선발 등판한 9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4.02로 자리를 잡았다. 시즌 성적은 11승3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 중이다. NC 토종 선수로는 창단 후 6번째로 10승 투수가 됐다.
2년차 구창모는 지난해 2군에서만 뛰었고, 올해 1군에 데뷔했다. 7월까지 불펜에서 좌완 원포인트로 괜찮은 구위를 보인(그러나 승리는 없었다) 구창모는 8월 이후 선발 8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선발로 활약 중이다.
25일 롯데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선발로 프로 데뷔승을 따낸 구창모는 오른손 투수 일색인 NC 선발진에 왼손 투수로서 가치도 있다.
NC의 선발 육성은 9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외국인 투수 스튜어트가 어깨 피로 증세로 지난 1일 롯데전 이후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빈 자리에는 프로 4년차 장현식(21)이 선발로 3경기 출장 중이다.
그는 삼성전 5이닝 무실점, 두산전 5⅔이닝 1실점, LG전 5이닝 1실점의 쾌투를 보여주고 있다. 3경기(15⅔이닝)에서 평균자책점 1.15, 타선 지원이 없어 선발승은 없다. 군 복무를 마친 장현식은 지난해까지 단 4경기 4이닝를 던진 투수였다.
넥센이 2~3년 장기 계획으로 젊은 선발을 키웠다면, NC는 상황 변화에 따라 단기적으로 선발 육성을 한 케이스다. 이름값이 아닌 실력과 가능성을 보고 기회를 줬다. 두 세 번 부진해도 기죽지 않게 충분한 기회를 주면서 재능을 발휘하게 하고 있다.
NC와 넥센은 올 시즌 2~3위를 달리고 있다. 팀 성적이 좋으면서 젊은 투수 성장에도 성공하고 있다. 지도자는 '투수 없다'고, 선수 탓만 할 것이 아니다. 계획을 세워 일관성 있게 키워야 한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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