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페르난데스의 진기록, 꽃 피우지 못한 재능"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9.26 06: 00

 보트 사고로 사망한 호세 페르난데스(24)는 메이저리그 역사에도 손꼽을 정도로 재능있는 젊은 선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4번으로 마이애미 지명을 받았다. 2008년 쿠바를 탈출(이전에 3차례 실패 끝에 4번째 성공), 미국 플로리다 탬파에 정착한 그에게 마이애미는 안성맞춤이었다.
초고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2년 싱글A와 하이싱글A에서 25경기를 뛴 그는 14승1패 평균자책점 1.75로 휩쓸었다.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치지도 않고 곧장 2013년 데뷔.

2013년 4월 8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5이닝 8탈삼진 1실점. 마이애미가 드래프트 지명 때부터 기대한 바로 그 모습이었다. 당시 메츠 소속이던 라트로이 호킨스는 "페르난데스의 데뷔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SPN은 페르난데스의 특별한 기록을 조명했다.
#홈팬 앞에서 유난히 강했던 사나이
페르난데스는 유난히 홈구장에서 강했다. 데뷔 후 4년간 홈구장 평균자책점은 1.49였다. 1913년부터 평균자책점이 공식 기록된 이후, 홈구장에서 4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다.
2위는 1910년대 활약한 흑인 야구의 아버지 루브 포스터(1.94). 3위는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로 1.99를 기록 중이다.
더불어 페르난데스의 말린스파크 평균자책점 1.49는 '특정 구장 평균자책점 기록'(1913년 이후 최소 25차례 선발 등판)에서 역대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샌디 쿠펙스가 기록한 1.37이다.
2013시즌 페르난데스가 홈구장에서 선발 등판한 경기에는 다른 선발 때보다 평균 1127명이 더 들어찼다. 2014~15시즌 페르난데스가 등판한 홈 11경기 평균 관중은 나머지 151경기 평균 관중보다 무려 6000명이 더 많았다.
# '닥터 K'의 본능이 뜨거웠던 사나이
페르난데스는 뛰어난 구위의 직구를 지녔다. 93~97마일의 직구 스피드를 유지했다. 최고는 올해 7월 필라델피아전에서 기록한 100.2마일. 더불어 칼날같은 슬라이더도 주무기.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133에 불과했다. 상대 타자의 슬라이더 헛스윙율은 무려 46%.
페르난데스는 통산 31.2%의 탈삼진율을 기록했다. 아웃카운트 3개 중 1개 가까이는 삼진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최소 50경기 선발 등판)에서 가장 뛰어난 탈삼진율이다.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통산 30.1%로 2위로 올라있다. 통산 탈삼진율을 아무래도 경력이 짧은 젊은 투수가 유리하다. 커리어가 길어져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기 마련이다. 랜디 존슨이 28.6%로 4위다.
전성기 시절을 비교할 수 있는 단일 시즌 탈삼진율에서도 페르난데스는 역대 5위 기록이다. 올해 페르난데스는 34.3% 탈삼진율을 기록했다. 이는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37.5%),  2001년 랜디 존슨(37.4%),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스(34.8%), 2000년 랜디 존슨(34.7%)에 이은 기록을 세웠다.
#역대급 쿠바 출신 투수가 될 뻔한 사나이
ESPN은 페르난데스가 역대 최고의 쿠바 출신 투수 기록을 써가고 있었다고 했다. 페르난데스는 쿠바에서 태어난 투수(최소 25경기 선발 등판) 중 통산 평균자책점이 2.58로 1위다. 피안타율(0.209), 삼진/볼넷 비율(4.2대1), 9이닝당 탈삼진(11.3개) 등도 1위다.
쿠바 태생의 투수 최다승은 루이스 티안트(1964~1982년)가 19시즌을 뛰며 기록한 229승(172패)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76경기에서 38승 17패 평균자책점 2.58 기록을 남기고 떠났다. 지난 20일 워싱턴 상대로 8이닝 3피안타 12탈삼진으로 승리를 따낸 것이 마지막 피칭이 됐다. 쿠바 출신 투수로서 200승도 가능했을 재목이 안타깝게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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