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식의 ML 현장] 강정호의 새로운 도전, 멀티포지션 복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9.28 06: 00

다음 시즌에는 유격수로도 가끔 출전 예정
오프시즌 거치며 허들 감독 신뢰 더 커져
 확고한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은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다음 시즌부터는 다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내야수로 거듭난다.

피츠버그의 클린트 허들 감독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강정호를 유격수로도 쓸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현지 언론에서 그의 유격수 활용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허들 감독은 “(된다면) 아주 흥미로운 발전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는 3루수 포지션에만 전념하고 있지만, 생소한 도전은 아니다. 강정호는 국내에서 주 포지션이 유격수였고. 빅리그 첫 시즌인 지난해에도 유격수로 많이 나갔다. 3루수로 535⅓이닝(선발 출장 54경기), 유격수로 426이닝(선발 출장 49경기)을 소화했으니 거의 반쯤은 유격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가 내야의 코너와 가운데를 모두 지킬 수 있다면 팀 내 비중과 가치는 더욱 커진다. 강정호는 올해 100경기도 치르기 전에 20홈런을 달성했는데, 풀타임 활약을 하며 간간이 유격수로도 출전한다면 더욱 대체 불가능한 선수가 된다. “100타점을 올릴 능력을 보여줬다”고 할 만큼 허들 감독의 신임도 절대적이다.
이미 강정호도 통보를 받은 상태다. 그는 27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디(머서)가 부상을 당하거나 체력적으로 힘들 때 가끔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들었다”며 이미 팀으로부터 다음 시즌 준비에 대해 전해들은 바가 있음을 설명했다.
물론 누구에게나 주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이미 해본 경험이 있고, 다시 돌아가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하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에 대해 “오프시즌에 굉장히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그저 재활만 한 것이 아니라 파워를 키웠다. 그는 스스로 기회와 발전의 여지가 더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지난 오프시즌에 한층 자신을 업그레이드한 강정호를 믿고 유격수 수비도 다시 할 수 있다고 판단한 점이 엿보인다.
우리나이로는 서른이지만,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아직 2년차다. 훌륭한 적응 능력을 보였지만 좀 더 좋아질 여지는 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허들 감독은 “나는 그가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의 방식이 좋다”는 말로 여전히 그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포스팅 비용 500만 달러 포함 1600만 달러(바이아웃 25만 달러 포함, 2019 시즌은 팀 옵션 550만 달러)에 강정호를 4년간 쓸 수 있는 피츠버그는 이미 투자한 금액을 보상받고도 남았다. 다음 시즌에 있을 변화를 통해 구단이 얼마나 더 큰 잭팟을 터뜨리게 될지도 주목된다. /nick@osen.co.kr
[사진] 피츠버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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