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했다고?" 김성근, 외인 투수 부진에 씁쓸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9.29 06: 17

외인 투수 4명 도합 성적 12승14패 ERA 6.65
김성근 감독, 실패한 외인 투수에 답답함 표해
"우리랑 삼성만 10승 안 되지 않나?"

한화 김성근 감독은 28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이야기가 나오지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 둘이서 40승하는 팀(두산)도 있는데 우리는 10승도 되지 않는다. 10승 안 되는 팀은 우리랑 삼성밖에 되지 않나"고 답답해했다.
사실 외국인 투수 총 승수가 10승이 안 되는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은 앨런 웹스터(4승) 요한 플란데(2승)가 6승을 합작했을 뿐, 콜린 벨레스터와 아놀드 레온은 승리 없이 짐을 쌌다. 외국인 투수 도합 성적이 6승13패 평균자책점 6.92으로 올 시즌 리그 최악이다.
삼성에 가려져 있지만 한화도 외인 투수 농사에 실패했다. 파비오 카스티요가 6승을 올린 가운데 에스밀 로저스, 알렉스 마에스트리, 에릭 서캠프가 2승씩 거두며 총 12승을 기록했지만 패수(14패)가 더 많다. 외국인 투수 도합 평균자책점 6.65는 삼성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한화 외국인 투수들의 승수가 총 12승이란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 중에는 카스티요와 서캠프가 2승씩 구원 4승이 포함돼 있다. 평균자책점 7.05의 서캠프가 2승을 했다는 사실에 김 감독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외국인 투수들의 선발승은 총 8승으로 10승에 미치지 못하니 김 감독 생각이 틀리지는 않았다. 외인 투수에게 필요한 건 선발승이다.
외인 최다승을 올리고 있는 카스티요도 6점대(6.58)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기복이 심하다. 선발-구원을 오가는 등판 간격 자체도 들쑥날쑥했지만 카스티요의 일관성도 떨어졌다. 지난 27일 두산전에는 5회 이닝을 마치고 난 뒤 덕아웃에서 김 감독이 직접 카스티요를 불러 팔을 위에서 아래로 채는 동작을 해가며 원 포인트 레슨 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도 잡혔다.
김 감독은 "카스티요가 안 좋을 때는 팔이 옆으로 나온다. 바깥쪽으로 던지는 공이 가운데 몰려 큰 것을 맞는다. 팔을 올려 위에서 각이 있는 투구를 하란 뜻에서 팔을 위에서 아래로 챘다. 그 각에 커브 같은 변화구를 던지면 상대가 쉽게 못 친다"고 말했다. 그런데 좀처럼 그 폼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서캠프에 대해선 또 혹평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메이저라는 프라이드가 강하니까 스스로 물어 보지를 않는다"며 "일단 무기가 없다. 왼손 타자에게도 쉽게 맞는다. 미국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이 볼 반 개 정도 넓다. 우리나라는 다 볼이다. 그 코스에서 공이 떨어져야 하는데 안 된다"며 "(25일 문학 SK전에선) 오랜만에 선발로 나가니까 본인이 '60개만 던지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피칭코치한테 '어차피 2회도 안 갈 것이니 걱정 말라'고 전했는데 1이닝 만에 내려가더라"고 씁쓸해 했다.
그러나 한화 외인 투수 농사의 실패는 시작부터 꼬였다. 최고 몸값의 외인 투수 로저스가 뒤늦게 합류한 뒤 6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것, 일본인 코치들의 추천으로 데려온 마에스트리의 실패는 김 감독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화에 정통한 관계자는 "외인 투수 탓을 하는 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전가로 보일 수밖에 없다. 카스티요와 서캠프도 불규칙적인 등판 일정과 좁아진 입지에 많이 힘들어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한다"고 오히려 더 씁쓸해 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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