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대업’ 오타니, MVP 대관식 가시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29 06: 17

만화에서도 보기 어려운 활약, 그리고 역시 만화 같은 마무리였다.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가 소속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확정지은 가운데 개인 첫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오타니는 28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의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15탈삼진 무실점의 괴력을 선보이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니혼햄은 이날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고, 오타니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10승-22홈런이라는 역사적인 대업을 달성했다.
쾌조의 컨디션이었다. 팽팽한 투수전, 그리고 우승을 앞둔 경기라는 부담감 속에서도 침착했다. 오타니 또한 경기 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좋아서 잘 활용했다. 담담하고 냉정하게 경기를 했다”라면서 환한 미소를 드러냈다. 오타니에 대해 좀처럼 칭찬을 하지 않는 구리야마 감독 또한 “최고의 피칭이었다”라는 말과 함께 오타니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아직 남은 경기가 있지만 투수로 더 이상 마운드에 등판하지는 않을 일정이다. 이로써 올 시즌 오타니의 투수 성적은 21경기, 10승4패 평균자책점 1.86이 됐다. 시즌 중반 손가락 물집 증세로 한동안 나서지 못했는데도 10승을 달성했다. 여기에 타자로도 공헌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103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 22홈런, 67타점이라는 대활약을 펼치며 타자로서도 올스타급 실력을 선보였다.
이런 오타니는 정규시즌 MVP 후보로도 치고 나갔다. 물론 정규시즌 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MVP가 나온 사례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는 리그 역사상 네 번밖에 없었던 일이다. 어쨌든 니혼햄에서 MVP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타니의 성적은 투·타 모두에서 단연 빛난다. 마지막 경기에서 심어준 강한 인상도 결국 “니혼햄=오타니”의 공식을 만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 외 후보로는 타자 쪽에서 나카타 쇼, 니시카와 하루키, 레어드 등이 있다. 팀의 4번 타자인 나카타는 110타점을 올렸다. 타율(.251)은 떨어지지만 5월 이후 타점 페이스를 가파르게 끌어올리며 팀 타선을 이끈 공이 있다. 레어드는 팀에서 가장 많은 39개의 대포를 때렸다는 점에서 인상이 깊다.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한 니시카와(.314)는 45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하며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투·타 모두에서 팀에 공헌했고 타격 성적의 순도 또한 좋았다는 점에서 니혼햄의 대표 선수로 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오타니가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듯 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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