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연봉 1~4위 탈락? 투자=성적 공식 깨지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29 06: 18

올 시즌 시작 전 집계에서 KBO 리그 연봉 총액은 665억6800만 원(신인·외국인 선수 제외)으로 1인당 평균 1억2656만 원이었다. 이 평균 수치를 넘는 팀은 한화(1억7912만 원), 삼성(1억5464만 원), 롯데(1억3313만 원), SK(1억2989만 원)까지 네 팀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네 팀 중 포스트시즌에 한 팀도 못갈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현재 SK가 6위, 삼성이 7위, 한화와 롯데가 공동 8위를 기록 중이다. 8위 한화의 트래직넘버는 1이고, 롯데는 5위 KIA보다 3경기를 덜한 상황에서 4경기차로 뒤져 있다. 그나마 6위인 SK 또한 KIA보다 한 경기를 더한 상황에서 2경기 처져 있다. 모두 자력으로는 5강에 못 간다. SK와 삼성 정도가 기적을 바라고 있는 처지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껏 KBO 리그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은 “투자가 성적을 만든다”라는 것이었다.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좋은 선수를 FA로 영입하거나, 혹은 거액을 들여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때마다 성적은 쭉쭉 올라가곤 했다. 인력풀이 좁아 수준급 선수의 희소가치가 큰 KBO 리그였기에 이는 계속 통용되는 듯 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올해 성적표는 조금 이상하다.

뜯어보면 차이는 있다. SK와 삼성은 그간의 성적이 현재의 연봉 구조를 만들어놓은 경향이 강하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KBO 리그 역사에 없었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그 과정에서 과실이 연봉의 형식으로 선수들에게 분배됐다. 여기에 팀의 우승을 이끈 선수들이 대형 FA 계약까지 맺으며 연봉 구조가 뛰었다. 이는 SK로부터 바턴을 이어받아 정규시즌 5연패,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대업을 달성한 삼성도 비슷한 패턴이다.
한화와 롯데는 조금 다르다. 이들은 한때 리그 최하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좋은 성적에 목말라 있다는 심리적 인식도 공유한다. 때문에 최근 FA 영입을 통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다. 한화는 KBO 리그 역사에 없었던 단기 투자를 단행했고, 롯데 또한 꾸준히 FA 쇼핑에 나선 팀이다. 지난해에는 불펜 투수 두 명에게 4년 기준 100억에 가까운 많은 돈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성적은 나지 않고 있다. SK와 삼성은 왕조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좋은 성적을 내는 동안 미래를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탓에 결국 물이 고였다. 어느 리그에 가도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한화와 롯데는 결과적으로 돈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한화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100억 원의 팀 연봉,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고액 외국인 선수들과 비싼 코칭스태프를 데리고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물론 적절한 투자가 팀의 성공을 여전히 이끈다는 반대의 케이스도 적지 않다. 올 시즌 이후 투자의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여전히 KBO 리그의 인력풀은 좁은 탓이다. 아마도 올 시즌이 끝나면 역대 최고의 FA 시장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만 팀 평균 연봉에서 꼴찌였던 넥센(8116만 원)의 선전, 육성 기조에 적절한 FA 영입으로 시너지 효과를 본 두산의 장기적인 좋은 성적 등은 KBO 리그의 흐름이 조금씩 바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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