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데뷔' 오승환, 우에하라 성공길 밟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01 06: 03

오승환(34·오승환)의 뛰어난 실적은 계속 쌓이고 있다. 이제 아시아 출신 불펜 투수 역사에도 큰 획을 그을 만한 누적 성적이 쌓였다. 역대 최고로 기억되는 2013년 우에하라 고지(41·보스턴)의 기록과도 견줘볼 만한 유일한 후보라는 결론도 가능하다.
오승환은 9월 30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팀이 3-2로 앞선 9회 등판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팀의 끝내기 승리로 시즌 6번째 승리를 챙겼다. 사실 운이 다소 따르지 않았던 경기였다. 카브레라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으나 중견수 그리척이 타구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2루타가 기록돼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쉐블러에게 빗맞은 내야안타를 맞아 동점을 내줬다.
그러나 9회 몰리나가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오승환과 세인트루이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한편 오승환은 이날 시즌 6번째 승리는 물론, 2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며 시즌 102개의 탈삼진도 기록했다. 오승환의 올 시즌 누적 성적은 75경기에서 78⅔이닝을 던지며 6승3패18세이브14홀드 102탈삼진, 평균자책점 1.94가 됐다.

이런 오승환의 성적은 아시아 역대 불펜 투수 성적 중에서도 괄목할 만한 것이다. 역대 아시아 불펜 투수 중 ‘70경기 이상·100탈삼진 이상·20세이브 이상’을 달성한 선수는 딱 2명 있었다. 바로 2006년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사이토 다카시와 2013년 우에하라 고지였다.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으나 이 중 우에하라의 성적은 아시아 불펜 투수 역사상 최고의 시즌으로 평가된다.
당시 우에하라는 73경기에 나가 4승1패21세이브13홀드 101탈삼진 평균자책점 1.09의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시즌 중반까지는 셋업맨이었으나 안정된 투구 내용 끝에 마무리로 승격돼 시즌을 마쳤다는 점에서도 오승환과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다. 당시 우에하라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7위,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19위에 올랐다. ‘베이스볼-레퍼런스’의 집계에 따르면 우에하라의 2013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무려 3.6이었다.
오승환은 그 후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내는 선수다. 탈삼진 개수가 100개를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사이토나 우에하라보다 더 많은 경기,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20세이브도 충분히 도전이 가능하다. 우에하라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오승환의 올 시즌 WAR도 리그 정상급에 속하는 기록이다. 우에하라 또한 만 34세의 나이에 MLB를 밟았다는 점에서 오승환과 공통점이 있다. 오승환도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우에하라의 뒤를 따라 롱런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품어볼 수 있다.
한편 아시아 선수 출신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불펜 100% 소화 기준)은 2001년 김병현의 113개다. 김병현은 당시 78경기에 나가 무려 98이닝을 던지며 이 기록을 세웠다. 2위는 2006년 사이토의 107개, 3위는 오승환의 102개, 4위는 우에하라의 101개다. 오승환의 2016년 시즌도 아시아 투수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시즌이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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